원금상환비율이 상승 주도
채무상환능력 여전히 취약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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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속속들이 하락하고 있지만 지역 내 금융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구 소득대비 원리금상환 비율인 DSR이 원금상환 비율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어 사실상 대출이자보다는 대출원금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세종·충남의 지역의 DSR은 26.4%로 전년대비 2.1%p 상승하며 채무상환능력이 다소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은행권들이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의 지표로 활용하는 DSR은 그 수치가 높은 만큼 소득에 비해 갚아야할 부채의 원금과 이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DSR을 원금과 이자부분으로 분해볼 경우 소득대비 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로 전년대비 약 2%p 증가한 반면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5.3%로 전년대비 0.1%p 상승해 원금상환비율이 전체 DSR상승세를 주도했다. 그만큼 지역 내 금융차주들은 대출이자보다 원금에 더 부담을 느끼고 있어, 저금리 기조가 가계부채 부담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하락 시 일부 이자부담이 낮아질 수는 있으나 전체 DSR이 이자보다는 원금의 주도하에 상승하고 있다”며 “대출금리 보다는 원금의 추가증가나 상환조건 변화 등이 채무상환능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분석한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DSR 변화 자료를 살펴보면 대출금리가 100bp(1%) 하락할 시 지역 내 금융차주들의 DSR 하락폭은 1%p대에 그쳐 대출금리 하락이 채무상환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지역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자 가구의 대출원금은 전년대비 47.8%가 늘어났지만 소득 증가율은 7.2% 증가에 그치면서 비자영업자에 비해 DSR 수치가 높아 채무상환능력이 비교적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높은 변동금리의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대출금리가 하락할 시 가계부채 부담이 완화 될 수도 있지만 대출원금 자체가 증가하다 보니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서민금융 대출상품의수요 창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예년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원금부담이 큰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차주들의 원금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햇살론과 같은 서민금융 대출상품이 지역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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