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선 대자연마을경로당 회장·효문화신문 명예기자

옛날 내가 어렸을 때는 문명의 이기는 부족했지만 삶에 낭만은 풍족했다. 자연을 벗 삼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산다는 것은 즐겁게 사는 것이고 마음의 살이 찌는 비결이다. 요즘 같이 자연에 역행하거나 동떨어져 살면 얼마나 피곤한지 모른다. 끝없는 경쟁사회에서는 어느 한쪽이 쓰러져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사회에는 오직 1등만이 존재한다. 그러니 1등을 위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있어야 한다.

옛날 운동회 때 달리기 등에서 1등도 좋지만 2등, 3등도 대견하게 여겨 어머님께서 칭찬해 주시던 일이 생각난다. "어째 2등이나 했어 대단하다"고 칭찬하면 어깨가 우쭐했다. 그 시절에는 모두가 그렇게 사이좋게 지냈다. 담 넘어로는 음식이 오가고 인정이 넘나들었다. 요즘 도시에서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벽 하나 사이 두고 살면서 안면부지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고 대화도 없다. 경계선을 조금만 넘으면 삿대질이다. 그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계하는 것이고 네모 난 공간에 같혀 있는 것이다. 그 곳에서 무슨 웃음이 있고 낭만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소위 현대병이란 것들이 창궐한다. 도시인의 반 이상이 현대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치유율도 미미하다고 한다. 요즘 사람 중심 사회를 만든다고 인권이니 뭐니 하며 떠들어대지만 실재로 사람 중심정책을 제대로 실천하는 일이 없다. 사람 중심은 정책이나 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 중심 사회란 인간이 인간답게 살게 되는 사회를 말합니다. 이것은 경제적 부요보다는 인간으로서 예우와 상호 존중의 자세 그리고 함께 살아간다는 자세 등에 비중을 둔다는 말인데 이러한 일은 정책에 의하는 것보다 국민 개개인의 인간 존중의 의식을 갖도록 권장하고 홍보하는 것이 더 유효하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인간존중의 미덕을 실행하도록 그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인성교육은 단기적인 사역이 아니라 장기적 사역으로 그 열매를 거두도록 해야 한다.

연일 찜통더위로 사람들을 괴롭히겠지만 도리어 여름예찬으로 더위를 이겨내시기를 기원한다. 해마다 8월 15일이 지나면 바닷물이 차서 해수욕장도 폐쇄를 하니 이제 더위도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한껏 즐기시기를 바란다. 여름의 한더위가 있기에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멋진 계절임을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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