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을 바라며 갈증을 잊는다>

매실의 시디신 것을 상상해 침을 만들어 갈증을 풀다. 연상에 의해 일시적으로 욕망을 억제시키다. 매실(梅實)은 신맛 때문에 매실을 머리에 떠올리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괴어 갈증이 풀린다는 말의 유래로 위(魏)나라의 조조(曹操) 군대가 행군을 하고 있었다. 때는 한여름이어서 무더운 날씨에 장병들은 몹시 지쳐 있었다. 게다다 갈증으로 목이 타는데 마실 물은 떨어진지 오래다.

그래도 참고 얼마를 더 행군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만큼 전군(全軍)이 지치고 목말라 했다. 일대의 지리에 밝은 부하에게 물어봐도 샘은 한참 더 가야 있다고 했다.

조조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조조가 누군인가. 지모(智謀)에 뛰어난 난세(亂世)의 간웅(奸雄)이 아니던가. 선두에 섰던 조조는 문득 절묘한 계책을 생각해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힘을 내라. 조금만 더 참아라. 여기서 가까운 곳에 매화나무 숲이 있다. 거기엔 가지가 휘도록 매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고 한다. 거기 가서 우리 모두 갈증을 풀어보자.”

매실이란 말을 듣자마자 모든 장병들의 입안은 침으로 흥건해졌다. 그 시디신 매실을 연상하고도 침이 나오지 않을 장사는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기운을 되찾은 장병들은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진군을 할 수 있었다.

‘매실을 바라며 갈증을 잊는다.’ 조조다운 발상이었다. 조조는 이런 술수를 써서 난세에 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망매(望梅)는 ‘매실을 떠올리다’의 뜻이고, 해갈(解渴)은 ‘갈증을 풀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매실의 신맛을 상상해 입에 침이 고이게 하여 갈증을 푼다는 뜻으로 연상을 통해 일시적으로 욕망을 억제시킴을 가리키는 말로 감언이설(甘言利說:나의 비위를 맞추거나 이로운 조건을 내세워 꾀는 말)과 비슷하다. 망매해갈(望梅解渴)은 어려움에 처할 때의 일시적인 방편이 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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