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페스티벌·대청호마라톤 등
“관계 떠나 다른 차원서 접근해야”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청주시가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수출보복 결정에 따라 ‘NO JAPAN’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만 일본과의 청소년, 문화, 체육 교류 등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청주시는 지난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 공동선언문 및 한·중·일 3개 도시 실무협의 결과 동아시아문화도시인 대한민국 청주,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문화교류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문화교류 사업으로는 젓가락 페스티벌과 청소년 문화교류 등이 선정됐다.

한·중·일 삼국이 교류하는 젓가락 페스티벌이 오는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청주에서 열린다. 젓가락 페스티벌에 매년 일본 민간단체인 국제젓가락문화협회,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시는 이번에도 니가타시에 초청장을 보냈고 확답은 얻지 못했지만 일본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청주공예비엔날레와 관련해 일본에 초청장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다.

앞서 시와 문화재단은 지난달과 이달 일본에서 열리는 청소년 문화교류와 니가타시 마쓰리(축제) 행사에 참석과 문화 사절단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항공료 등 280만원의 환불수수료까지 물며 참석하지 않았다.

또 지난 1~5일 4박 5일간 청주에서 열리는 청소년 문화교류에는 일본 중·고등학생들이 참석해 한·중·일 문화교류를 진행했다. 그러나 NO JAPAN 플래카드와 반일감정에 따른 피해가 예상돼 동선을 최소화하고 평소와 다른 동선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일본을 방문하는 교류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한·중·일 삼국의 교류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문화산업재단 관계자는 "젓가락 페스티벌과 공예비엔날레 등 행사에 일본 자매도시와 우호도시에 초청장을 보냈다"면서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과 갈등에 대해 일본 관계자들이 현지 상황에 대해 많이 물어보지만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문화교류는 한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일본학생들이 온 것인데 NO JAPAN 플래카드 등을 보고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동선을 조금 조정했다”며 “최근 시국에 일본사람이 참석한다는 게 걱정스러운 면도 있지만 문화교류나 민간단체의 교류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을 방문해야 행사에는 가지 않지만 오는 것까지 막는 것은 문제가 있고 일본과 단절만이 아니라 삼국이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과의 단절을 하면 중국과도 영향이 있어 어려운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속앓이는 체육계도 마찬가지다. 내달 29일 ‘제17회 청원생명쌀 대청호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는 매년 일본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또 대청호 마라톤대회 당일 개회식에서 경품추첨을 통해 4명에게 내년 일본 기쿠치시 벚꽃마라톤대회 참가 항공료와 체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청주시와 기쿠치시는 지난 2008년부터 마라톤으로 우호교류를 맺어 청주시는 기쿠치시 벚꽃마라톤 대회, 기쿠치시는 청주시 대청호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는 등 민간교류를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쿠치시에서 아직 오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동향을 살피고 있는 중”이라며 “마라톤은 많은 사람이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온다고 하면 혹시나 모를 안전 등에 신경을 더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는 5개국 9개 도시와 국제교류를 맺고 있다. 청주시와 일본 간 국제교류를 보면 국제자매도시 돗토리시, 국제우호도시 고후시, 키쿠치시이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