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구에게 돌을 던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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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구에게 돌을 던져야 하나
  • 강대묵 기자
  • 승인 2019년 08월 14일 19시 1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15일 목요일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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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돌을 던져야 하나. 흙수저 출신 신혼부부가 20평대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청천벽력 같았던 유산사실을 알리지 않고 임신진단서를 제출해 특별공급을 받은 일. 서울에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주상복합을 둔 정부세종청사 ‘길 과장’이 세종시에서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특별공급권을 쥐고도 실거주를 하지 않은 일.

‘위법’과 ‘도덕적 해이’라는 경계에서 정부는 신혼부부에게 돌을 던졌다. 왜 길 과장만 자유로워야 할까. 돌을 쥔 정부부처의 길 과장은 본인 주머니가 털릴까 겁을 먹고 있는 걸까?

현행 ‘행복도시 입주기관·기업 특별공급제도’는 이전 종사자들에게 공동주택 50%의 물량을 부여한다. 일반청약은 수백 대 일의 바늘구멍이지만, 공무원 특별공급은 많아야 십대 일 수준이라 한 두 번 쓴잔 이후 축배가 가능하다.

문제는 세종시 정착 여부. 세종 조기정착을 목적으로 특별공급권을 부여받은 일부 공무원들은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본 이후 실거주를 하지 않고 서울과 세종의 출퇴근을 강행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자녀교육 문제 등 설득력이 없다. 세종시 이주를 목적으로 특별공급을 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벗어난 위법이지만 강제 방안이 없다.

최근 정부는 신혼부부·다자녀 특별공급 당첨자를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실시했고 불법사례를 적발했다. 내막은 신혼부부가 유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임신진단서를 제출한 안타까운 사연이 적지 않다. 물론 위법임이 틀림없다.

이 시점, 법의 테두리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공무원 특별공급을 재산증식으로 악용하는 사례는 왜 자유로울까 의구심이 든다. 재산증식 사례는 부작용을 부른다. 주목적이 투기인 탓에 세종의 주택을 전세로 돌린다. 때문에 전세비율이 높아 전세가격이 바닥을 치는 불균형 현상을 부르고, 투기세력으로 인한 가격 버블 현상을 부추긴다. 특히 세종시 조기정착을 늦추는 주요인이다.

이들을 향할 칼날은 없는 걸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공무원 주거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친다고 했지만 아직 무소식이다. 공무원 실거주 비율은 알고 있는 걸까. 실거주를 강제 할 조치를 구상하고 있는 걸까.

행복청은 후속대책으로 공무원 특공 비율을 조절한다고 했지만, 이미 배를 불린 공무원들은 어쩔 것이며, 앞으로 재산증식 악용은 막을 수 있을까. 공무원 ‘특별공급’이 ‘특혜공급’이 됐음에도 무대책의 배경이 의심스럽다. 혹 본인들의 재산이 흔들릴지 겁이 나는 걸까.

공무원 특별공급은 단계적인 공급량 축소가 대안이 될 수 없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이 수반돼야 한다. 일반청약의 가점제 적용도 고려 대상이다. 공무원이 배 불리는 도시의 오명을 하루 빨리 씻겨내야 한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