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광복절 일기(광복은 왔다는데, 보복은 언제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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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로2]광복절 일기(광복은 왔다는데, 보복은 언제 합니까)
  • 김윤주 기자
  • 승인 2019년 08월 14일 19시 0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15일 목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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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물건은 정리하면서… 사람 정리는 아직
▲ 광복군 서명 태극기.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할아버지는 한국전 참전용사셨다. 소년일 땐 일제강점기를, 청년일 땐 6·25를 겪었다. 세월의 풍파에 할아버진 호랑이가 됐다. '손주들 한정' 다정했던 손엔 주름이 가득했다. 굴곡진 인생만큼, 주름도 깊으셨다. 하지만, 보상 없는 세월은 야속했다. 지금은 이천 호국원에 계신다. 그땐 그랬다. 과거에 살았단 이유로 청춘을 바쳤다. 나라에 갖다 바쳤다. 나라의 일부였던, 그들에겐 나라가 전부였다.

☞독립운동가는 더했다. 얼마 전, 한 할아버지가 나오는 방송을 봤다. 독립운동을 했던 아버지는 감옥서 돌아가셨단다. 홀어머니 혼자 자식들을 책임져야 했다. 너무 가난했단다. 그땐, 독립운동을 하면 집안이 망했다. 감시 피하랴, 먹고 살랴…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하다. 광복이 왔는데, 여전히 어둠 속이다. 독립운동가들도, 그 후손들도 잘 살지 못한다. 애국지사는 죽어서야 그나마 대우해준다. 유해만이 국립묘지에 묻힌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우리 역사에도 존재한다. 때리는 일본놈과 ‘말려든’ 친일파다. 일제강점기, 일본 헌병·순사들의 극악무도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악랄한 존재가 있었다. 바로 조선 순사·친일파였다. 그들은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해 더 잔인해졌다. 출세하기 위해 더 잡아냈다. 독립운동가를 고문하고,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혔다. 동포들을 밟으며 일어났다. 그런 앞잡이의 삶은 탄탄대로였다. 많은 부를 축적했고,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그건 애석하게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들은 지금도 잘 산다.

☞이질감이 느껴진다. 생각해보라. 현재,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다. 괘씸한 일본 때문이다. 우리는 뭉쳤다. 하지만 간과한게 있다. 일본 물건은 잘도 치우면서, 사람은 아니다. 74년째 정리를 못했다. 매국노 이완용의 땅은 여의도 7.7배 크기였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후손이 대물림했다. 통탄스럽다. 나라면 독립운동을 택할 수 있을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그게 맞다 할 수 있을까. 권선징악의 교훈은 죽었다. 현실은 현재에 지배받는다. 지금 잘 사는 자에게 좌지우지된다. 그래서 우리의 영광은 멀었다. 역사가 운다. 지금 이 분위기에 바로잡아야 한다.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에겐 진정한 보상이 필요하다. 명예만으론 살 수 없다. 그리고 친일파는 몰아내야 한다. 진정한 보복 없인 여전히 광복은 멀었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