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입차 대전 9800만달러·충남 36억 8000만달러 ‘흑자폭 확대’
원·달러 환율 1200원선… 수출기업 호재지만 불안한 국제정세 속 복병

[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지역 내 무역수지의 흑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기대와 걱정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환율이 높아질 경우 지역 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상승과 수익성 개선을 기대 할 수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무역 보복조치 같은 불확실한 국제정세가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대전과 충남지역의 수출입차는 각각 9800만 달러와 3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월대비 흑자폭이 확대됐다. 대전에서는 자동차부품 품목에서 전년대비 수출규모가 크게 확대됐고 충남은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가 전체 수출규모를 견인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돌파하며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지역 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호재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할 시 물건을 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그 만큼의 가격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기업의 경영난 해소와 직접적으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걱정섞인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무역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수출과 수입 역시 함께 감소하고 있어 환차익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불확실한 경제상황,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이미 지역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들 입장에서는 무역수지 흑자와 같은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수치만 놓고 봤을때는 기분 좋은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그 속사정은 다를 수 있다”며 “이미 기업들의 경기 자체가 매우 악화돼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개선되는 과정 속에 이 같은 구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지역 내 주력산업이 일본의 2차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점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도 악재로 여겨지고 있다. 지역 수출기업들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물건을 생산, 판매하는 가공무역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불확실한 국제정세가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무역수지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 판매하는 지역기업들의 경우 국제정세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의 2차 수출규제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 예단 할 수 없는 만큼 현 상황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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