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 예술도시, 겉보다 속이 꽉 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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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예술도시, 겉보다 속이 꽉 차야”
  • 최윤서 기자
  • 승인 2019년 08월 13일 19시 2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14일 수요일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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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곳곳에 프로젝트 추진
예술계 “노력좋지만 방향 중요”
단순 작품 전시보다 ‘정신 계승’
작품 발굴… 저작권문제도 중요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시가 ‘이응노 예술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가운데 ‘보여주기 식’ 조형물 설치보다는 고암 이응노 화백 고유의 예술성과 시대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근본적인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3월 시는 미술관 앞을 포함한 지역 곳곳에 이응노 예술 작품을 설치해 일명 대전을 고암 이응노의 예술혼이 숨 쉬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이어 대전 방문의 해 원년인 올해를 기점으로 연내 유족과 협의해 이응노 미술관 앞에 이응노의 ‘군상’과 ‘토템조각’ 등 2개 작품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지난 4월 시의회 추경 예산안 심의에서 책정한 전체 사업 예산 7억원 중 3억원이 삭감되며 추진 동력이 떨어진 상황. 최근 프랑스 파리 보쉬르센에 출장을 다녀온 류철하 이응노미술관 관장은 예술작품 설치와 관련해 고암의 유족이자 명예관장인 박인경 여사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이응노 화백의 가치에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지역의 미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에 대부분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사업적 차원의 접근방식을 지양하고 단기성과를 위한 보여주기 식 행정에 그쳐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예술 작품 설치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저작권 문제 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정상 추진된다 해도 설치 조형물들이 고암의 모사품일 수밖에 없는데 과연 얼마만큼의 시민 호응과 관광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응노 화백의 족적과 작품에 대한 가치는 지자체 차원의 문화자원을 넘어 국가적 자산임을 강조하며 보다 심층적이고 섬세한 연구기능 확충에 몰입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정책연구에 참여한 대전세종연구원 한상헌 박사는 “선결조건은 ‘연구기능 확대’와 더불어 ‘작품의 저작권 문제해결’이다. 고암의 생가가 위치한 홍성군과 대외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협의체를 꾸리고 중앙정부 차원의 협조를 받는 것이 근본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이응노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것 보다는 고암의 예술정신이 깃든 지역 신진 예술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 알리는 것이 현실적이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