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공포 '암전' vs 오컬트 가족 미스터리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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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공포 '암전' vs 오컬트 가족 미스터리 '변신'
  • 연합뉴스
  • 승인 2019년 08월 13일 07시 4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13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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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영화 두 편 차례로 개봉
▲ [TCO㈜더콘텐츠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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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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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공포 '암전' vs 오컬트 가족 미스터리 '변신'

한국 공포 영화 두 편 차례로 개봉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도연 기자 = 올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한국 공포영화 두 편이 차례로 개봉한다. 두 작품 모두 색과 결은 다르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 혹은 악마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주제 의식은 맞닿아있다.

◇ 고전적인 공포 요소 활용한 '암전'

오는 15일 개봉하는 '암전'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감독의 광기를 다룬다. 8년째 공포 영화를 준비하던 신인 감독 미정(서예지 분)은 어느 날 후배로부터 지나친 잔혹함 때문에 관객이 사망했고, 이에 상영이 금지된 영화 '암전'에 대해 듣고 이 영화를 수소문한다.

미정이 이 영화 영상을 구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자 자신이 그 영화감독이라는 재현(진선규)이 '당장 그 글을 지우라'며 연락한다. 미정과 만난 재현은 "죽음보다 더 끔찍한 인생을 살기 싫다면 그 영화에 대해 잊어버리라"고 경고하지만, 욕망에 불타는 미정은 이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영화의 실체를 추적하게 되고 마침내 미정의 눈앞에 끔찍한 진실이 펼쳐진다.

영화는 폐가와 폐극장, 저주받은 영화 그리고 귀신 등 고전적인 한국 공포 영화 소재를 대거 차용해 공포지수를 끌어올린다. 폐가와 폐극장의 붉은 조명과 언제 어디서 귀신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어둠은 불안감을 고조한다.

'암전'은 이 영화 제목이자 극 중에서 미정(서예지 분)이 보고자 하는 재현(진선규)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이런 극 중 극 구성을 통해 관객은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공포감을 높이기 위해 페이크 다큐멘터리·스너프 필름 형식도 활용했다.

극이 진행될수록 귀신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그러나 결말에 다다르면 이 궁금증은 다소 시시하게 해소돼버린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광기였음을 전달하지만, 이 과정이 다소 지루하다.

가장 무서운 공포 영화를 만들려는 광기가 재현으로부터 미정에게 대물림된다는 설정도 초반부터 예상할 수 있다. 김진원 감독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광기의 무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가족 중 누군가 악마라면…쫄깃한 설정·아쉬운 뒷심 '변신'

강렬한 오프닝부터 시선을 붙든다. 정통 오컬트 영화에서 보는 구마의식으로 문을 연다.

한 소녀의 몸에 깃든 악마를 쫓아내려 구마의식을 행하던 사제 중수(배성우)는 악마를 끝내 물리치지 못하고 소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수와 함께 살던 형 강구(성동일)네 가족은 쫓겨나듯 이사한다. 하지만,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오자마자 심상치 않은 징조가 나타난다. 강구네 집 앞에 동물 사체가 걸려있는가 하면, 섬뜩한 눈빛을 지닌 이웃집 남자는 밤마다 정체 모를 소음을 낸다.

강구네 가족도 한명씩 이상행동을 보인다. 아내 명주(장영남)는 반찬 투정을 하는 막내아들을 평소와 다르게 죽일 듯 다그치고, 강구는 한밤중에 딸의 방에 들어가 딸을 놀라게 한다. 두 딸은 어젯밤 아빠가 진짜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삼촌 중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변신'은 새로운 설정으로 장르 변주를 시도한다. 다른 오컬트 장르처럼 사람 몸에 악마가 빙의하는 게 아니라, 악마가 사람 모습으로 변신한다는 설정이다. 한 공간에 두 명의 아빠 혹은 엄마가 있을 수 있고, 악마가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는 사실은 색다른 공포감을 준다.

영화는 악마가 가족 구성원 모습으로 번갈아 변신하며 가족 간 믿음에 균열을 내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런 점에서 가족 미스터리에 가깝다.

'반드시 잡는다'(2017) '기술자들'(2014) '공모자들'(2012)을 선보인 김홍선 감독은 "가장 가까운 가족과 관계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의심과 분노라는 감정이 어떻게 공포감을 조성하고 균열을 일으키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중반까지 미스터리와 공포를 적절히 섞는 리듬감 있는 연출로 집중력과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아쉽게도 뒷심이 받쳐주지 못한다. 악마의 출몰과 소강 패턴이 비슷하게 반복하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지고, 악마를 퇴치하는 클라이맥스도 살아나지 않는다. 사람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라는 설정도 슬슬 무리수로 다가온다.

악마가 변신한 아빠, 엄마, 딸들은 평소 마음속에 쌓아둔 듯한 불평과 험한 말을 내뱉으며 악마임을 드러내는데, 대사가 상투적이다. 뒤로 갈수록 엄포를 놓는 듯한 강한 사운드와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한국 공포영화 전형으로 회귀한다. 일부 캐릭터는 맥거핀(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적 장치) 효과를 노린 듯 보이지만, 소모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길 없다.

배우들은 사실상 1인 2역을 맡으며 호연했다. 성동일, 배성우은 베테랑답게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가끔 기존 코믹 이미지가 겹치기도 한다. 21일 개봉.

fusionjc@yna.co.kr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