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비당권파 집단탈당 선언
바른미래 당내갈등 내주 분수령
충청 직접 영향 없지만 촉각 곤두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야권발 정계개편의 대상으로 거론됐던 민주평화당의 분당이 현실로 나타났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의 당내 화합과 분당의 분수령이 될 ‘손학규 선언’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헤쳐모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옛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당권파가 옛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등 보수행보에 나서자, 이에 맞서 탈당해 호남 기반의 정당을 창당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집단 탈당을 선언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키로 했다. 이들은 “이제 우리부터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며 “기존의 조직과 관성, 정치문화를 모두 바꾸는 파괴적 혁신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당의 보수연합을 막기 위해서 1년 반 전 민주평화당을 창당했지만 이렇게 떠나게 돼 참으로 죄송하다”며 “간결하고, 선명하게 옳은 길을 간다면 새 인물들이 함께하고 한국정치를 바꿀 더 큰 정치 세력은 반드시 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평화당 당권파 중심인 정동영 대표는 “구태정치는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특징으로 한다. 명분이 없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며 “앞으로 탈당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오늘 이후로 탈당파를 잊겠다”고 대안정치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민주평화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야권 정계 개편 내용 등을 담은 ‘손학규 선언’가 내주쯤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민주평화당 분당 사태로 인해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가량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선언은 광복절을 지나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과 같이 당내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바른미래당 역시 ‘손학규 선언’이 당내 화합 또는 분당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민주평화당의 분당이 예측은 됐지만, 조금 빨라진 감이 없지는 않다”며 “호남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충청권에 직접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야권 정계개편 신호탄이 될 수 있는 만큼 지역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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