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실종된 히말라야 직지원정대 소속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의 신원 확인을 위해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과 유족들이 어제 네팔로 향했다고 한다. 앞서 직지원정대는 지난 8일 네팔등산협회로부터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인근에서 시신 두 구를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네팔등산협회로부터 전해들은 두 시신의 모습이나 복장 등을 볼 때 2009년 실종된 민준영·박종성 대원임이 99% 확실하다"고 말했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8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원정대는 2010년 히운출리 북벽에 신루트를 개척해 '직지루트'로 명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원정대는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다. 직지홍보대사를 자임한 민준영·박종성 두 대원이 직지루트를 개설하려다 뜻밖의 변을 당한 것이다.

직지원정대는 히말라야 카라코람 차라쿠사에 있는 해발 6235m 무명봉을 등정해 '직지봉'으로 명명했을 만큼 직지 홍보에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봉우리라고 한다. 파키스탄 지명위원회가 이 봉을 직지봉으로 공식 인정해 세계 각국의 지도에 표기되고 있다니 자랑할 만하다. 직지 알리기에 나서다 산화한 두 대원의 발견소식에 만감이 교차하는 건 그래서다.

이제라도 두 대원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게 됐으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실종 이후 대대적인 수색에도 성과가 없어 유족과 직지원정대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유족들은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현지에서 시신을 수습해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입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두 대원의 시신이 유족의 따듯한 품에 안겨 영면하길 기도한다. 국민들은 직지홍보에 나섰다 희생당한 두 원정대원의 직지사랑 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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