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가구거리 ‘명성’ 이젠 기억 속에만…경기 불황·이케아 상륙·DIY 유행 ‘쇠퇴’
상태바
서대전가구거리 ‘명성’ 이젠 기억 속에만…경기 불황·이케아 상륙·DIY 유행 ‘쇠퇴’
  • 이심건 기자
  • 승인 2019년 08월 11일 18시 0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12일 월요일
  • 1면
  • 지면보기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대전 중구 홈페이지
사진 = 대전 중구 홈페이지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대전의 대표적인 가구 상권가인 서대전가구거리도 침체를 겪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제 불황과 세계 최대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국내 진출, 대전 아파트 거래량 감소 등으로 쇠퇴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서대전가구거리는 대전 도시철도 1호선 서대전네거리역에서 오룡역 사이 대로변에 조성됐다. 가구업체들이 개발 바람을 타고 오류동에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국내·외 유명 가구 브랜드부터 부엌가구, 침대 가구, 욕실가구 등 여러 가구 브랜드 직영점이 몰려 있다. 가구유통의 메카로 과거 수입가구 등을 취급하는 점포가 즐비했던 이곳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는 과거의 영광을 잊은 지 오래다. 이케아의 한국 상륙과 부동산 경기침체, 조혼인율 감소 등의 요인으로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직영점이 아닌 개인 점포는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을 하는 추세며 주인이 떠난 점포는 임차인을 찾지 못해 공실로 방치돼 있다.

한국감정원이 올해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에 따르면 대전 지역 오피스는 원도심·서대전네거리 상권 등에서 공실 장기화 및 경기부진 영향으로 임대가격지수가 0.52% 하락했다. 대전 서대전네거리 공실 매장 역시 전혀 채워지지 않고 있다. 2017년 4분기 서대전네거리의 공실률은 5.1%로 3분기 보다 1.3% 늘어났다. 지난해 3분까지 5.1%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들 중 상당수는 유통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서대전가구거리만의 특색이 사라진 게 상권의 쇠퇴를 불러왔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동 주민 김모(62·여) 씨는 "이곳에 있는 수입 브랜드 제품들은 대부분 인터넷에도 있고 가격차이도 크게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한다. 경기 한파에 씀씀이를 줄이면서 생필품이 아닌 가구 소비는 더욱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시작돼도 손님은 가뭄에 콩 나듯 찾아온다"며 "세트 구입 시 최고 70%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를 벌여도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대전가구거리는 유통구조의 변화와 이케아 계룡점 입점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오프라인으로 볼 수 있는 가구단지의 경우 인터넷보다는 금액대가 높아 실속을 생각하는 고객의 경우 인터넷을 선호하고 있다. 직접 조립해서 쓰는 DIY 가구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일반 가구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취미 활동으로도 적합해 다양한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계룡 이케아 상륙으로 중소 가구 업체와 상권이 초토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케아는 가구뿐만 아니라 생활용품·푸드코트·식품 매장 등을 갖춘 데다 국·내외 대형 유통업체와 함께 입점하기로 돼 있어 사실상 복합 쇼핑몰과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인근 매장 관계자는 "요즘은 온라인 판매점들의 제품이 워낙 다양하고 불경기까지 이어져 오프라인 매장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