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최소화’ 방침 밝혔으나
‘TK지역’ 전략공천 수면 위로
충청권서도 실현 가능성 촉각
지역 정치권 엇갈린 예측 내놔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총선 전략공천이 조금씩 거론되면서 충청권에서도 전략공천 카드가 등장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달 공천룰을 확정하면서 전략공천 최소화 방침을 밝힌 데다, 이해찬 대표 역시 ‘경선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고 강조하면서 충청권에서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매번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충청권을 잡기 위해선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은 않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청와대·정부 출신 인사들의 대구·경북(TK)지역 전략공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에서 보수 텃밭인 TK지역에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전면배치해 승부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가 청와대에 건의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경북 구미)을 비롯해 구윤철 기재부 2차관, 노태강 문체부 2차관 등 TK지역 출신 인사 7~8명이 거론된다.

TK지역 전략공천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부산·울산·경남(PK)지역과 강원 등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경선을 강조해 왔던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 전략공천으로 취약지역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수정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 전략공천이 거론되면서 충청권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 현재 민주당 소속으로 충청권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입지자 중에서도 전략공천 내지 단수공천을 기대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본선 경쟁력이나 여성의무공천비율, 청년우선공천 등을 노리면서, 지난달 마감된 권리당원 모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측 한 인사는 “당초 민주당 내년 총선 경선이 전략공천 최소화로 방향이 정해진 만큼, (전략공천은) 취약지역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으로서 충청권을 취약지역으로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또 전략공천은 오래전부터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 왔던 인사들의 반발을 불러와 자칫 당내 분열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이 기본 원칙이라고 해도 중앙당 차원에서 본선 경쟁력과 정권 창출 기여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본선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정치 신인에게 경선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많지는 않겠지만, 일부에서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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