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보는듯 쫄깃한 심리전…세 배우 호흡도 최상

▲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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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 쓰는 장르극들 속 독보적인 '왓쳐'

'비밀의 숲' 보는듯 쫄깃한 심리전…세 배우 호흡도 최상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최근 장르극이 홍수를 이루지만 다들 무더위에 지쳤는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KBS 2TV '저스티스', SBS TV '닥터탐정' 특히 수사 또는 조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시청률 5%(닐슨코리아 기준) 안팎에서 힘겨운 릴레이를 지속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탄탄한 작품성과 팬덤을 구축한 작품을 꼽자면 OCN 주말극 '왓쳐'다.

첫 회 3.0%(유료가구)로 발을 뗀 이 작품은 탄탄한 얼개로 조금씩 팬덤을 형성하기 시작해 6회에서는 5.4%까지 치솟았다. 이후 10회에서도 5%를 넘기며 안정 궤도를 자랑한다. 주말 밤 10시 20분 방송,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라임타임임과 채널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현재 5부 능선을 넘은 '왓쳐'는 2017년 가장 호평받은 작품으로 꼽히는 tvN '비밀의 숲'을 떠오르게 할 만큼 세밀한 심리전과 뒤통수 치는 반전을 연이어 선보인다.

도치광(한석규 분)과 김영군(서강준), 한태주(김현주)는 영군의 어린 시절부터 얽히고설킨 관계이다.

영군은 어릴 적 어머니가 칼에 찔려 죽었다. 회상 장면에서 죽은 어머니 옆에는 칼을 든 아버지 재명(안길강)이 등장했다. 재명을 범인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한 어린 영군에게 검사 한태주는 증언하도록 부추겼고, 아버지 후배 형사 도치광은 재명에게 불리한 증거를 들고 나타났다. 재명은 15년간 옥살이를 했다.

그리고 현재, 도치광은 경찰 내부 감시자인 감찰반 소속으로 경찰이 된 영군과 만난다. 이후 한태주도 합류한다. 세 사람은 경찰 내부 비리 수사를 계기로 만나게 됐지만 영군과 재명의 과거를 다시 파헤치는 데 전력을 쏟게 된다.

결국 영군 어머니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는 게 이야기 종착지다.

초반에는 얼굴만 봐도 수상한 장해룡(허성태)이 주요 범인 후보였으나, 재명이 엄지를 잘린 채 살해당하면서 그 칼날은 의외로 도치광을 향했다. 그러나 10회에서 그의 속내가 드러나며 과녁에서 벗어났다. 의심은 한태주 등 다른 인물로 옮겨갔지만, 그 역시 괴한에게 습격을 당한 바 있어 모호한 상황이다.

범인 후보가 내부에서 외부로, 다시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가며 핑퐁 게임을 하는 듯한 전개는 '비밀의 숲'에서 본 것과 흡사할 정도로 치밀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다만, '비밀의 숲'이 검사 황시목(조승우)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것과 달리 '왓쳐'에서는 세 주인공이 그 긴장감을 비교적 균등하게 나눠진다. 연기 측면에서 가장 기둥은 한석규임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만만치 않은 내공을 지닌 김현주와 기대 이상의 몰입력을 보여주는 서강준 역시 극을 든든하게 받친다.

한석규가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무게감을 책임진다면, 김현주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온도 차 연기로 긴장감을, 서강준은 내면의 혼란과 서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몰입감을 더한다. 이들의 주고받는 호흡이 작품의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왓쳐'는 살인사건이라는 테마가 있지만 내부 감찰을 배경으로 했기 때문인지 다른 장르극에 비해 덜 자극적이고 정적인 장면이 많은 편이다. 회색조 감찰반 사무실이 대표적이다.

그런데도 숨쉬기 어려울 만큼 쫄깃한 심리게임 덕분에 눈을 떼기 어렵다. 인물별 내면 파동을 키우는 세련된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도 한몫한다.

황혜정 OCN 국장은 10일 "처음부터 선과 악을 분명히 드러내거나 이분법화하지 않고, 사건이 날 때마다 점차 드러나는 각 캐릭터 새로운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혼돈과 흥미로움을 함께 주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다함께 범인을 추적하는 재미도 준다"라며 "이외에도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 탄탄한 대본, 주주연 가리지 않고 빈틈없는 뛰어난 연기력이 시너지를 낸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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