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취득까지 2년…현실적으론 힘든 환경
SK 염경엽 감독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철저한 몸 관리"

▲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 대 키움 경기. 8회 말 2사 1,2루 위기를 무실점을 호투한 SK 선발투수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19.8.8 mon@yna.co.kr

'제2의 전성기' SK 김광현, ML 진출 가능할까

FA 재취득까지 2년…현실적으론 힘든 환경

SK 염경엽 감독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철저한 몸 관리"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31)이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분위기가 모락모락 피어나오고 있다.

김광현은 9일 현재 14승 3패 평균자책점 2.44, 탈삼진 138개를 기록하며 프로야구 KBO리그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3위, 최다 탈삼진 2위를 달리고 있다.

17승을 거둔 2010년 이후 개인 최고 성적이다.

투구 내용도 좋다. 김광현은 올 시즌 주 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이 살짝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낙차 큰 커브와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구종 레퍼토리가 풍성해져 투구 수 관리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몸 상태를 유지할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김광현은 검증된 선수"라며 "김광현이 시장에 나올 경우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한솥밥을 먹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메릴 켈리(30)와도 많이 비교된다.

켈리는 올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7승 12패 평균자책점 4.52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켈리는 2018시즌 SK에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고, 김광현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의 성적을 거뒀다.

단순 비교하긴 힘들지만, 김광현이 켈리 수준의 성적은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갖는다.

김광현은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밝혔고, 실제로 도전했다. 그러나 불운이 겹치며 꿈을 이루진 못했다.

그는 2014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시도했는데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세부 조건에서 합의하지 못해 무산됐다.

FA자격을 취득한 2016시즌 후엔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SK와 4년 총액 85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그해 12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정상적인 과정을 밟으면 김광현은 FA 자격을 재취득하는 2년 뒤 미국 진출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그때가 되면 김광현은 만 33세가 되고, 만 34세에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큰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적인 카드가 아니다.

그래서 적잖은 팬은 SK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길 바라고 있다.

SK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SK 단장을 지냈던 염경엽 감독도 마찬가지다.

염경엽 감독은 9일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난 선수의 꿈을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내가 김광현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건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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