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미 청주시 체육교육과 주무관

청주야구장을 뜨겁게 달군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12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지난 1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대회 준비로 한창 바빴던 여름 초입부터 올해 여름은 야구로 시작해서 야구로 끝나는 듯하다.

올해 우리 청주시가 유치한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지난 1967년 시작돼 올해로 53번째 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고교 야구의 역사와 전통 그 자체이다. 청주시민들의 삶에 즐거움과 여유를 선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차례의 유치 협의와 대회 운영 협의를 거쳐 모양새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더욱 감회가 새롭다. 과장님, 팀장님, 그리고 나의 자랑스러운 동료들의 하나같은 마음과 노력이 올여름 청주야구장의 밤을 환하게 밝힐 수 있었다. 전국 40여 개 고교 선수들의 열정 넘치는 페어플레이와 전국 각지 관중들의 환호성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각 프로 구단에서 파견된 스카우트들의 기민한 눈초리를 쫓는 것도 흥미로웠다.

좀 창피하지만 고백하건대 내 평생 야구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구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는 나지만 청주고와 부천고의 개막전 경기 9회 말에 청주고가 역전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함성을 지르고 신이 나서 펄쩍 뛰는 나의 모습에 내가 깜짝 놀랐다.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다. 나의 유년기는 온통 프로야구의 열기로 뜨거웠던 시절로 기억된다. 초등시절 발야구를 빼놓으면 말이 안 됐던 때였다. 프로야구 리그가 생기고, 마침 컬러 TV의 등장으로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OB 베어스 선수들의 유니폼 색깔까지 구별할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발야구 규칙밖에 모르던 내가 이번 고교 야구를 통해 배운 야구에 대한 상식을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짧게 소개해본다. 야구는 두 팀이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며 9회 동안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한다는 것. 수비팀의 투수가 공을 던지면 공격 팀의 타자가 공을 치고 홈 베이스까지 뛰어 도착하면 점수가 된다는 것. 스트라이크가 세 번 되면 타자는 물러나고 공격팀은 '아웃'을 세 번 받게 되면 공격팀과 수비팀이 교체된다는 것. 타자가 공을 쳐서 출루하면 '안타'라고 하고 1루, 2루, 3루, 홈 베이스를 밟아 한 바퀴를 돌면 1점을 득점하게 된다는 것. 타자가 공을 쳐서 외야를 넘기면 '홈런'이라 하고 5회 10점 차 이상 7회 7점 차 이상이면 콜드게임으로 경기가 일찍 끝나기도 한다는 것 등이다.

지난 12일 동안 청주에서 개최된 고교 야구를 통해 관전의 재미를 느끼고 관중들의 야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지켜보면서 내가 맡은 체육 진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비록 준비하고 마칠 때까지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얻은 한여름 밤의 소중한 추억이다. 올해엔 아쉽게도 우리 지역 고교 팀이 4강전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내년, 내후년엔 꼭 결승전에서 우리 지역팀을 목청껏 외치며 관중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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