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카레집 매출 최대 50%↓
업주들 속앓이…편의점도 타격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대전지역 곳곳에 반일 감정이 퍼지면서 애꿎은 지역 영세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불매 운동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일본 음식, 일본 술을 파는 가게를 찾는 발길이 계속 줄어드는 등 불매운동의 유탄을 맞고 있다.

일본 음식점 등을 외면하는 분위기가 생겨나면서 매출 하락 등 경영난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라면, 카레 등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불매운동 분위기를 타면서 매출이 10%에서 최대 50%까지 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은데 불매 운동에 따른 막연한 거부감까지 겹쳐 일본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일본식 라면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모(36) 씨는 "점심시간에도 한산해지면서 매출에 타격이 크다"며 "일부 손님은 일본어로 쓰여 있는 간판이나 메뉴판을 보고 그냥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국산 식재료를 쓰고 종업원들도 한국인인데 음식이 일본식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일본식 카레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43) 씨는 "식재료는 국내 업체에서 공급받는데 일본과 전혀 상관없는 평범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받는 건 솔직히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계 편의점 체인인 미니스톱과 일본 회사로 오해받고 있는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점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매운동이 길어지면서 손님들이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편의점으로 옮기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점주인 김모(51) 씨는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은 아직 없지만 손님들이 종종 일본 브랜드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소비자운동은 좋지만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는 없어야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은 좋지만 일본 음식점을 가는 것도 안 된다는 인식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골목상권에 피해가 없도록 일본 기업을 정확히 파악해 불매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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