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항목·카탈로그서 빠져
일본 불매운동 확산 영향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반일 감정이 격해지면서 지난달 이후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서 사케 발주가 전혀 없고 백화점 명절 선물세트 발주도 뚝 끊겼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지역 유통업계가 추석선물세트 구성에서 일본색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자칫 실수로라도 일본 제품을 선물세트에 포함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하는 눈치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편의점 등은 올해 추석선물세트 본 판매에서 일본산 제품은 전부 제외할 방침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이미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가장 먼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돌입한 곳은 롯데백화점 대전점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선물세트 예약 품목은 축산, 과일, 수산 등 신선식품 40여 종과 건강식품 40여 종, 주류 15여 종, 가공식품 60종 등이다. 특히 신선식품 선물세트를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선물세트 예약 상품의 대부분은 국내산으로, 일본산 제품은 사실상 제외됐다. 본판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예정돼 있는 갤러리아타임월드 추석선물 사전예약 행사에서도 일본 제품은 모두 빠졌다. 갤러리아타임월드는 당초 사케 2종류를 판매할 계획이었다.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을 의식해 사전예약은 물론 추석 선물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또 지난해에는 2종류의 사케를 추석선물 사전예약 카탈로그에 포함시켰지만 올해엔 삭제했다. 본판매에서도 20여 종류의 사케를 모두 빼기로 했다.

백화점세이는 이달 중순부터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백화점세이 역시 국내산 농축산물을 위주로 선물세트를 구성해 판매할 방침이다.

대형마트도 신중한 모습이다.

이마트는 작년 추석에 판매했던 일본산 위스키 선물세트를 올해에는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최근 몇 년간 명절 선물세트에서 일본산 제품을 제외했으며 올해 추석에도 판매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편의점들도 이와 마찬가지 양상이다. 업종 특성상 신선식품보다는 가공식품 위주로 꾸리다 보니 자칫 일본산 제품이 섞여있을까 카탈로그를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로 내놨던 일본산 사케 2종류을 올 추석에는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GS25 역시 지난 명절에 판매했던 일본 맥주 선물세트를 이번엔 카탈로그에서 제외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세트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구색용으로 갖춰놓은 것이기 때문에 굳이 현 시국에 판매할 이유가 없다”면서 “국민 정서를 고려해 배나무 아래서 갓끈도 고쳐 매지 말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