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비에스산업개발㈜ 대표이사

대한민국 8월의 여름은 가장 힘들고 절박하며 매우 가슴 아픈 시간들인 것 같다.

2019년 8월 3일 대한민국 벤처업계의 대부인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별세하셨다. 이민화 교수는 1985년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의료기기업체 메디슨을 창업한 벤처업계 1세대 기업인이며 1995년에는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해 초대회장을 역임했고 1996년에는 코스닥을 설립, 1997년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 앞장섰으며 1999년 경제사회연구회 이사, 2006년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2008년 유라시안네워크 이사장, 2009년 기업호민관 중소기업옴부즈만 초대 기업호민관, 2011년 한국디지털병원 수출사업협동조합 이사장, 2013년 사단법인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을 지내셨다. 앞에서 열거하듯이 이민화 교수의 여러 직함은 정치적인 출세나 부의 축적과는 무관한 오로지 벤체(Venture)라는 결과를 예측 할 수 없는 모험적이고 창의적이며 젊은 세대의 기업 창업에 벽을 낮추고 지원하는데 평생 기여하신 학자이며, 경영자이며, 개척자이다.

얼마 전 이민화 교수가 운영하는 불러그의 컬럼, 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중 ‘아베의 의도를 보라’를 읽은 적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임계점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 임계점을 넘어설 때 가장 큰 피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부분의 갈등이 임계점을 넘는 이유는 이성을 덮는 감정 때문이다. 감정을 이용한 정파 이익추구집단이 문제 악화의 주범이다. 국민의 냉정한 이성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역사의 교훈은 단순하다. 국제협력을 통해 개방 무역을 하는 국가는 번영하지만 독자적으로 자력갱생을 추구한 국가는 추락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북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원론적으로 모두의 장점인 핵심역량을 모으면 서로에게 이득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IT완제품을, 한국은 부품인 반도체를 일본은 원재료인 소재를 만들어 상호협력하면 모두에게 이익이다. 경쟁력이 없는 완제품·부품·소재를 다 만드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가치사슬(GVC)이론이 등장한다…’ 이민화교수가 별세하기 전 2019년 7월 24일 쓴 칼럼의 일부 구절이다. 나 또한 컬럼을 읽고 많은 생각과 걱정이 앞섰다.

며칠 뒤 일본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일본의 수출 우대국) 배제 국가로 강행 했다. 이민화교수의 생각처럼 일본과의 관계도 정치적이 아닌 좀 더 경제적인 관점에서 고민하고 풀어 갔더라면 지금보다 더 나은 형국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히 생각해본다.

하지만 나는 낙심하지 않는다. 이민화교수가 평생을 바친 벤처기업을 위한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젊은 인재들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전쟁 준비가 다 되었을 것이다.

그의 정신과 혼이 깃는 한국 벤처기업이 다시 한 번 힘을 보태야 할 시기 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그 빛은 더 밝으리라.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본연의 역할에 충실 한다면 이 어려움 또한 지나는 바람이 될 것 이며 더욱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다. 벤쳐기업에 ‘대부’인 이민화교수의 가르침과 많은 업적들을 되새기며 이 더위에도 시린 가슴을 움켜쥐고 고인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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