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고있단 이유로 충원無
위탁 택배원 750명 증원에도
공백시 업무↑…인력수급 절실

[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중노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충청권 집배원들이 휴가시즌을 맞아 깊은 한숨을 내뱉고 있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휴가에 대한 엄두를 내지 못할뿐더러 그나마 증원받은 위탁택배원들 조차 휴가로 자리를 비울시 업무 부담은 더욱 쌓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6일 전국집배노조 충청지역본부에 따르면 대다수의 충청지역 집배원들이 극심한 인력부족으로 인해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지역 집배원 한 명이 하루에 소화하는 우편물량은 약 180~200개 정도다. 집배원들은 10명이 한팀을 이뤄 각각 맡은 물량을 배송하고 있지만 한명이 휴가로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다른 팀원들이 하루에 약 20개의 물량을 더 소화해내야한다.

그 만큼 지역 집배원들은 여유인력의 충원을 바라고 있지만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역 내에서 퇴직등의 사유로 집배원들의 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지만 충청권의 인구가 줄고 있다는 이유로 인력배당이 수도권으로 회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배원 김모(42) 씨는 “고용노동부에서도 3%의 여유 인력을 갖추라고는 하지만 충청권이 인구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인력 배당이 수도권과 같은 대도시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구수가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집배원들이 배달해야하는 세대수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같은 소도시에도 인력충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충청지역의 세대수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223만 4000세대에서 지난해 240만 세대로 약 7%가 증가했다. 1인 가구의 증가추세에 지역 내에서 집배원들이 배달해야하는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우정사업본부도 지난 6월 노사간 합의를 통해 위탁택배원을 약 750명 증원했지만 이마저도 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지역 내 위탁택배원은 보통 10~20명 정도가 각 우체국에 배치돼 있지만 대도시에 비해서는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해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위탁 택배원들은 물류지원단과의 단체협상을 통해 휴가를 보장 받고 있어 위탁택배원들이 휴가로 자리를 비울 시 그 업무 부담은 다시 집배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에 충청지역 집배원들은 최소한의 휴가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적절한 휴가 없이 지속적인 업무 부담에 시달릴 경우 지역 내에서 잇따르던 과로사의 악몽이 떠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태준 전국집배노조 충청지역본부장은 “인력은 부족하고 배달점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휴가는 꿈도 꾸질 못하고 있다”며 “위탁택배원들의 휴가 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 투입과 소도시의 집배 인력구조 개선을 통해 지역내 집배원들도 휴가를 갈 수 있는 근무 생태계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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