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선 충남 논산시장

일본은 지난 6월말 G20오사카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안정적인 무역투자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정상선언문을 도출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대한민국 대법원이 일본전범기업에 배상판결을 내린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일본 아베 정부는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조치와 함께 안보상 수출 심사 우대 국가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로부터의 배제를 각의에서 결정했다. 그동안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대표로서 그리고 충남시장군수협의회 회장으로서 전국지방정부의 단체장들과 함께 수차례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해 왔다. 그리고 전국 226명의 기초지방정부 단체장들은 수출 규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네 가지 입장을 정리한바 있다.

첫째, 일본 아베 정부가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그동안 한·일 양국 기초지방정부 간 상호 협력, 관계 증진의 노력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아베 정부에 있음을 밝히며 한·일 양국의 상호 호혜적 관계를 훼손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둘째, 식민시대 강제징용 피해배상에 관한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일본 기업들은 피해자들에게 정당한 배상을 지급하고 일본 정부 역시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셋째,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협의회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가 철회될 때까지 공무수행을 위한 일본 방문을 중단할 것을 천명한다. 넷째, 일본 아베 정부의 한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 사태에 대해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단호한 대처와 초당적인 협력을 촉구한다.

그동안 한·일 양국은 미래지향적 우호 친선 관계를 발전시키고 동시에 인류 보편적 가치인 정의, 평등, 평화 등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왔다. 특히 우리 논산시는 수년전부터 백제 문화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오사카 교토 나라지역으로 1000명 이상의 청소년들을 연수 보내 한일 청소년문화교류를 주도해 왔으며, 또한 일본의 고텐바 시에 우리 시 직원을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지 않고 수출 규제라는 경제 전쟁을 통해 아베 정부가 대한민국을 경제 위기 속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경제적 제국주의와 다를 게 없음을 느끼고 있다.

위대한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애국심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이며, 어떤 경우에나 예외 없이 전체 인류의 광범위한 이익과 부합할 때만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된다"고 했다.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가 일본 국민의 보편적 인식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한·일 양국을 위태롭게 하는 이번 사태가 결코 일본에게 이로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사실도 일본정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제오늘 폭염보다 더한 불덩이가 가슴에서 식지 않고 있다.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고통과 아픈 기억 뒤로 하시고 부디 편히 영면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남은 우리는 더 이상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정부 당국은 소재 부품산업을 육성해 대일본 의존을 탈피하고 산업의 저변을 넓히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적 분업을 다지고, 제조업을 새롭게 일으켜 청장년의 일자리를 늘리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한다.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우호증진과 평화, 경제협력 등 관계를 발전시키며 양국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평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왔다.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는 한·일 양국의 상생을 넘어 전 세계가 더욱 평화롭고 자유로운 경제 질서를 구현해가는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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