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사회적 관심 증대에도 아동학대 피해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한해 평균 27명이 아동학대로 사망하는 현실이고 보면 사안이 위중하다. 물리적으로 폭행을 가하는 것만이 아동학대는 아니다. 언어폭력, 정서폭력도 아이에게 큰 상처를 준다. 최근 들어 유튜브에 뛰어드는 부모와 어린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영상물의 경우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간 134명의 아동이 학대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동학대 건수는 2만4433건에 달한다. 5년 사이 2.4배나 늘었다. 대전지역 아동학대 건수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2016년 359건이던 아동학대 피해건수가 2017년에는 524건, 지난해에는 651건으로 폭증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조사를 거쳐 학대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 이정도로, 실제 벌어지는 아동학대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은밀하게 일어나는 아동학대 특성상 외부로 드러나기는 쉽지 않다.

아동학대 행위자의 75%가 부모라니 의외다. 부모에 의한 가해만 줄여도 아동학대는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학대 사실이 적발된 뒤 다시 학대를 저지르는 재학대 비율이 1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는 아이가 자신의 소유물이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아동학대를 막으려면 아이가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 양육의 대상이 아닌 보호해야 할 권리 주체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아동학대에 대한 공적 개입이 취약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는 행복을 누려야 할 권리 주체인 까닭에 아이의 안전문제에 사회와 국가가 간여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물론 학대를 당한 뒤 사후조처를 하는 것 보다 사전예방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전시청에서 8일까지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 100가지를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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