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찬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뇌신경센터 교수

이제부터 여름휴가의 정점이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더위에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이나 바다로 휴가를 떠나고 있다. 피서나 휴가는 즐거운 것이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 오면 생활의 활력이 되고 추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가로 인해 건강을 해치면 후유증이 크다.

필자도 짧은 휴가기간 강행군을 한 탓에 더위를 먹었는지 한동안 고생했다. 여름철의 여행가서 흔히 겪는 것으로는 더위로 인해 상한 음식을 먹어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키거나 흔히 더위 먹었다고 말하는 열 관련 질환이다. 무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오랫동안 운동을 하거나 육체적인 노동을 하게 되면 체온상승과 함께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휴식과 염분섭취, 충분한 수분공급만으로도 회복 가능한 갈증, 피로, 경련 등 가벼운 형태부터 탈수가 더욱 심해진 열탈진 그리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열사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열탈진은 보통 환기가 안 되는 고온 환경에서 염분과 수분을 섭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심한 육체 활동을 한 경우 많은 땀으로 인한 탈수와 피부혈관 확장으로 저혈압이 나타나 극심한 구갈, 허약,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의식이 소실될 수도 있으며 빠른 염분과 수분을 섭취, 혈관 내 생리식염수 투여로 호전될 수 있다. 문제는 열사병인데 열사병은 가장 심한 형태의 열 관련 질환으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응급질환이다.

열사병은 무더운 날씨에 체내 열발산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체온이 상승하면서 일어나는 열 관련 질환이다. 40℃ 이상의 고체온증, 중추신경계 이상 무한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치료가 늦을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노인이나 어린이는 고온에 노출되면 땀을 내고 피부 혈관을 확장해 체온을 낮추는 자율신경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열사병의 전조증상으로는 무력감, 어지러움, 메슥거림 구토 두통 혼미 근육떨림, 예만해짐 등 다양한 증상이 있다.

열사병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체온을 떨어뜨려 주는 것이다. 환자의 옷을 벗기고 물로 몸을 닦아 주는 등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한 선행조치를 하면서 병원으로 빨리 이송시키는 것이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병원에서도 신속히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한 조처와 충분한 수액공급과 합병증 예방을 위한 조처들을 시행한다. 열사병은 사망률이 15%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질환으로 여름철 더위에 노출 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운 곳에서 활동이나 운동 시작 전에 충분히 물을 마시고 활동 중에도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그리고 예방차원에서 소금 가루나 식염정제를 그냥 먹는 것보다는 물에 녹여 저농도로 먹는 것이 좋다.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위를 피하는 피서인데, 기상청 등 기관으로부터 폭염 주의보 등이 발령되었을 경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여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고 더위에 약한 어린아이들은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를 피해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 속에서 전해질 보충을 위해 물이나 주스 등을 자주 마시고, 일단 더위를 타게 되면 서늘한 곳에서 충분히 쉬게 하고 여름철 진액을 보충하고 생기를 나게 하는 생맥산이나 청서익기탕 등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온열질환의 예방과 빠른 치료를 통해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 피서를 즐기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