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 “한국 백색국가 제외” 소비자 이어 판매자들도 ‘반일’
의약품·자동차 등 대상도 확산 日제품 타격… 맥주매출 63%↓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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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일본이 예정대로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강행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에 이제 유통업체는 물론 대전시약사회, 병원 등까지 동참하고 나섰다. 일본의 결정은 지난달부터 이어져 온 반일 불매운동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배제한 결정을 두고 지역시민은 분노를 나타내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여의 뜻을 전했다.

동구 가양동에 사는 강난수(62·여) 씨는 “일본은 한국을 경제 속국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이번에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일본의 경제적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더 가열차게 불매운동에 참여해 일본 제품을 안 입고 안 먹고 안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반발 움직임으로 시작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판매자들의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대전지역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일본산 맥주, 세제, 향신료 등을 빼놓고 있다.

소형마트 직원인 김모(38) 씨는 “아무래도 매출이 어느 정도 타격이 있기 때문에 우려는 되는데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해야 된다”며 “더 열심히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불매운동 대상 제품도 맥주와 패션 브랜드, 화장품은 물론 자동차와 의약품 등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대전시약사회는 일본산 대신 국산 의약품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철회될 때까지 화이투벤, 카베진코와, 액티넘, 아이봉세안액 등 9개 제품 판매를 자제해 달라는 성명서를 대전지역 700여 개 약국에 보냈다.

서구에 위치한 의료법인 중앙의료재단 부속 CMI 종합검진센터는 일본 여행을 취소한 고객에게 종합검진권을 제공한다. 센터는 이달 말까지 해당 요건을 충족한 뒤 증명서류를 제출한 고객에게 검진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불매운동으로 일본 제품들은 눈에 띄는 타격을 입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상품은 일본산 맥주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의 지난달 일본 맥주 매출은 6월보다 약 63%가량 줄었다.

일본 라면은 53%, 조미료는 33% 매출이 감소했다. 편의점 CU(씨유)에서도 지난달 일본 맥주 매출이 전월보다 51%가량 줄었다.

의류, 화장품 등도 불매운동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약 30%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SK-Ⅱ,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도 20%가량, 꼼데가르송과 이세이미야케 등 일본 패션 브랜드는 10% 이상 매출이 줄어든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일본 정부의 결정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몰라 유통업계 모두가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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