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이탈 스피커 경고 장치
2010년부터 설치… 106대 보유
장애 많아 유지보수비 해마다↑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지역 횡단보도에 설치된 안전대기장치가 매년 수천만 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발생시키는 등 갈수록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1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2010년 13대의 ‘횡단보도 안전 대기장치’를 설치한 이후 2016년까지 총 106대 설치를 완료했다. 이 장치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대기 안전구역을 이탈해 도로로 나올 경우 감지기가 이를 파악해 스피커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주요 설치 장소는 지역 초·중학교 인근 및 보행자가 많은 횡단보도 등이다. 시설물 설치에는 11억 8200여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개당 설치비로 대략 1115만 원가량이 들어간 셈이다. 이 장치는 천안 직산 소재 충남테크노파크에 입주한 A 기업이 개발하고 관련 특허를 냈다. 이후 천안시가 전국 최초로 설치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로 보급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 기업은 경기도로 본사를 이전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장치에서 발생하는 장애 등으로 해마다 수천만 원의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실제 천안시가 파악한 장애발생 현황은 2016년 154건, 2017년 137건, 2018년 340건이다. 시가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유지보수에 투입한 비용은 3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16년 이후 해마다 5000여만 원의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갔다. 갈수록 유지보수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시는 예산 절감을 위해 지난해부터 유지보수 위탁 용역을 단가 계약으로 바꿔 처리한 건수를 토대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설치 후 오랜 시간이 경과된 장치의 경우 타이머나 배터리 등에서 오류가 생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장치가 바닥에 설치돼 있다 보니 보행자가 몸을 기대거나 차량에 의해 파손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한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횡단보도 안전 대기장치’ 설치 요구 민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 장치를 도태시켜서 없앨 것이냐 추가시킬 것이냐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며 “태양광을 사용하고 지상에 설치할 수 있는 장치도 개발돼서 향후 지상형을 설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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