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바코드도 확인… 불매
마트, 日 맥주·선물세트 제외
이자카야 등도 한국 술 추천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확대되자 지역 유통업계가 '일본 색깔'을 지우기에 나섰다.

오프라인 채널은 일본 브랜드 제품들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진열해 놓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반(反)일' 정서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단순 ‘메이드 인 재팬’을 거부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의 원재료까지 꼼꼼히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소비자들은 한국산 제품에 일본산 재료를 사용했는지부터 바코드 숫자까지 확인하고 나섰다. ‘바코드로 일본 제품 구별하는 법’도 공유 중이다. 바코드에 적힌 숫자를 통해 원산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제품의 경우 국가코드가 88이지만, 일본은 45나 49로 시작한다. 일본 제품 목록과 대체 국산품을 알려주는 ‘노노재팬’ 애플리케이션에는 바코드를 인식하면 일본 제품인지 아닌지 알려주는 기능도 설치됐다. 유통업계는 일본 불매운동 목록에 오르지 않기 위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소비자의 '보이콧 재팬' 열기가 이어지자 ‘일본 색깔 빼기’에 대대적으로 나서며 몸을 사리고 있다. 지역 대형마트들은 일본 브랜드 제품에 눈길이 갈 만한 요소들을 모두 없애고 있다. 수입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하거나, 신규 발주를 중단하는 등 행동에 들어갔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올 추석 선물세트에 일본 제품을 포함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본 제품의 경우 별도 추석선물 판촉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술과 음식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도 일본 색깔 빼기에는 마찬가지다. 일본 맥주 대신 국산 맥주를 추천하거나 사케가 포함된 세트 메뉴에서 소주를 대신 넣고 있다.

대전에서 이자카야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48) 씨는 “손님들 사이에서 일본 음식은 주문해도 일본 술은 잘 시키지 않는 기류가 있다”면서 “사케 대신 한국 소주를 추천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일본 기업이 아님에도 일부 일본산 원료 등을 사용하거나 지분이 있다는 것만으로 불매 리스트에 거론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본기업 낙인을 피하기 위해 숨 죽이고 있다"라면서 “아무래도 먹는 음식이나 직접 사용하는 소비재에 소비자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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