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결방 강수 두며 코너 전면 물갈이…"시사 풍자 본격 도전"
김준호 복귀에는 "시청자 반응 보며 시점 생각할 것"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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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침체 '개그콘서트' "한두달 거쳐 대폭 개편"

2주 결방 강수 두며 코너 전면 물갈이…"시사 풍자 본격 도전"

김준호 복귀에는 "시청자 반응 보며 시점 생각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정윤희 인턴기자 = 20년 장수 개그 프로그램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대대적인 개편을 꾀한다.

최근 '개콘' 제작진과 개그맨들은 세월호 참사 때를 제외하면 방송사 파업 시에도 없던 '2주 결방'이라는 강수를 두며 전폭적인 코너 물갈이에 나섰다. 1천회 특집을 계기로 반등을 꾀했으나 이후 다시 5% 남짓한 시청률로 떨어지며 장기 침체에 빠진 탓이다.

제작진은 31일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방송 재개 전까지 엠바고를 전제로 새로 마련한 코너 중 4가지를 선보인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도 참여했다.

연출을 맡은 박형근 PD는 "'개콘'이 방송 20년이 되면서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부분에 우선으로 변화를 줬다"라며 "젊은 감각을 갖춘 코너를 20~30개 만들고 있다. 앞으로 한 두 달에 걸쳐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개편위원회' 코너를 만들고 출연진이 직접 새 코너들을 설명하는 과정도 거칠 예정이다. '오픈 채팅방'이 마련돼 객석 반응도 실시간으로 살핀다.

박 PD는 "아직 다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소재를 다양하게 준비 중"이라며 "방송을 보면 뭐가 달라졌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포맷 상 가장 큰 변화는 '웃음의 다양화'로 기존 개그 호흡, 패턴과는 다른 코너들이 전진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처럼 나열식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고, 매회 주제를 꿰뚫는 스토리가 있을 것"이라며 "박성호 등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한 과거 개그맨들도 한두 달에 걸쳐 계속 컴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 PD는 내기 골프 논란에 휘말렸던 '개콘 대부' 김준호 복귀에 대해서는 "그가 컴백했으면 좋겠지만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잘 모르겠다. 소통을 통해 시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야심 찬 개편을 시행하다 보니 이날 리허설에서는 일부 논란이 될 만한 코너도 눈에 띄었다. 특히 이슈 풍자 코너에서 비판이 일 만한 부분이 예고됐다.

이에 대해 박 PD는 "시사 풍자를 그동안 하기 어려웠는데 그렇다고 가볍게 하면 '수박 겉핥기'가 될 거 같았다. 깊게 들어가면 공격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하기 어려웠던 것들에 대해 틀을 깨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상대에 대한 비난이나 폄하가 있을 경우 사후 편집과 논의를 통해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랫동안 '개콘' 무대를 지킨 이태선 밴드는 앞으로 볼 수 없게 됐다. 식상한 구성을 탈피하고 무대를 넓게 쓰겠다는 전략이다.

'개그콘서트'는 한때 시청률 30%에 근접하며 '국민 예능'으로 불렸지만 고루한 포맷 등으로 점차 인기가 식어 최근에는 명맥만 잇는 수준이다. 화제성에서 tvN '코미디 빅리그'에도 밀리는 실정이다.

박 PD는 "전성기로 돌아가겠다는 건 욕심이고, 걸음마를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형태의 웃음으로 도전하겠다"라며 "차츰 나아진다는 평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새롭게 단장한 '개그콘서트'는 오는 11일 오후 9시 15분에 만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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