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는 전통문화’ 공식적용 각국 전통무예 20종목 일합
고난도 기술 원천 직접 확인 무예액션영화제 20國 50편

▲ 한국의 택견.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세계 각국의 문화가 내재된 고유 전통무예를 통해 UFC에서 펼쳐지는 '판타스틱'한 고난도 기술을 충북에서 곧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통무예를 '숭상(崇尙)'하는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충북 충주 일원을 무대로 태권도, 주짓수, 사바테, 삼보, 벨트레슬링 등 20개 종목에 100여개국 4000여명이 참가해 일합(一合)을 겨룬다. 특히 미국을 거점으로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대회로 자리매김한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에 진출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각 종주국 무예의 최고수들이 충주에서 뿜어낼 '기량'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다. 충청투데이는 전통무예의 문화적 가치를 짚어보고, 각 국가의 무예특징과 UFC의 기술(주먹공격, 발차기, 관절꺾기, 목 조르기, 메치기 등)을 한데 묶어 살펴봤다.

◆무예가 곧 전통문화

세계무예마스터십은 GAISF(국제경기연맹연합회)가 공인한 세계 유일의 국제종합무예경기대회로 지난 2016년 각 국가의 무예(武藝)에 오롯이 담긴 호국정신, 민족혼을 만방에 알려 '무예가 곧 전통문화'라는 공식을 만들어 서양권의 그리스가 창건한 올림픽과 어깨를 견줄 지구촌 양대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창건됐다.

실제 각국의 무예 기저에는 문화가 스며들어 있다.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호랑이 발톱을 형상해 무기화시킨 '카람빗'을 이용해 싸우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무술이 바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동남아 지역의 전통무술 펜칵실랏이다.

인도네시아는 400년 이상 해외의 식민지였다. 이 때 펜칵실랏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민족통합이 이뤄졌고, 식민지에서 독립하면서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실전성이 높은 펜칵실랏이 붐을 일으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다.

몸에 샅바나 벨트종류를 걸쳐서 이것을 잡고 상대를 넘어뜨리는 경기인 벨트레슬링의 종주국은 카자흐스탄이다. 수메르 왕에 관해 기원전 2000년경에 쓰인 '길가메시 서사시'에 벨트레슬링이 언급돼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무예다.

무예타이는 1000년 이상을 전해 내려온 태국의 격투무술로 태국이 외세의 지배를 받지 않게 도와준 대표적인 호국무술이다. 당초 적을 살해하기 위한 살상기술이었으나, 현재는 머리를 제외하고 전신을 가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손과 발 뿐만 아니라 무릎과 팔꿈치 등 전신을 타격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프랑스가 종주국인 사바테는 19세기 초반 강도들에 대항하기 위한 격투의 한 방법으로 만들어졌으며 사용되는 기술은 복싱과 가라데의 기술과 유사해 보이지만 독특한 자체 변형을 갖고 있다. 사바테는 2024파리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쉬.
▲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쉬.

◆UFC '고난도 기술원천'

이번 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는 전 세계 격투기 매니아층을 사로잡고 있는 UFC에서 볼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의 원천'을 접할 수 있다.

입식타격과 그래플링 기술이 혼합된 UFC는 옥타곤이라는 8각의 케이지에서 시합을 치른다. 그라운드에 선 채로 태권도, 사바테, 우슈, 무에타이 등의 특징인 주먹공격과 발차기를 할 수 있고 그라운드에 누운 상태에서도 유도, 주짓수, 벨트레슬링 등에서 사용하는 관절꺾기, 목 조르기를 할 수 있다. 각국의 전통무예가 UFC에 내재된 것이다.

실제 UFC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는 2004아테네올림픽 미국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이고, 미들급 챔피언을 지낸 엔더슨 실바는 '타격의 대가'로 미들킥과 니킥 등 발차기에 능수능란함을 보여줬다.

한국인으로 UFC에 진출한 '스턴건' 김동현은 무도를 특화한 용인대학교에서 유도를 전공했고, '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지난달 2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서 개최된 'UFC Fight Night 154'에서 브라질의 강자 레나토 모이카노를 상대로 불과 1라운드 58초만에 주먹공격으로 TKO 승리를 거뒀다. 정찬성은 킥복싱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특히 한때 '60억분의 1'로 불리며 세계 격투계의 지존으로 군림한 표도르 예멜리야넨코는 러시아의 국기(國技) 삼보 종목에서 챔피언을 지냈다. 삼보는 유도에서 제외된 다리 굳히기 등 실전 관절기를 포함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 표도르는 누운 상태에서 상대의 팔이나 다리를 절묘하게 꺾어 승부를 결정짓는 장면을 여러차례 연출한 바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은 UFC에 그대로 적용 또는 응용되고 있는 △태권도 △유도 △벨트레슬링 △무에타이 △우슈 △주짓수 △삼보 △사바테 △합기도 △카바디 △펜칵실랏 △크라쉬 △용무도 △한국합기도 △통일무도 △택견 △씨름 △기사 △연무 △기록(격파, 차기, 낙법) 등 20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격투기 팬들이 이번 무예마스터십을 찾아 UFC에서 쓰여 지고 있는 각종 기술의 원천을 직접 보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기간 중 충주무술공원 일원에서 '2019국제무예액션영화제(8월 29일~9월 26일)'가 개최된다. 20개국, 50편의 무예·액션을 테마로 한 영화가 상업영화, 다큐멘터리 등 4개 부분으로 나뉘어 출품된다. '고공침투', '데몰리션맨'이란 작품에서 액션배우로 이름을 알린 웨슬리 스나입스와 '예스마담'으로 아시아권의 여성 액션배우로 각인된 양자경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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