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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축구엔 양대 산맥이 있다. 바로 메시와 호날두다. 그들의 경기 실력은 상상초월이다. 인간이 아닌 '신'으로 불릴 정도다. 인기도 하늘을 찌른다. 팬덤이 무시무시하다. 전 세계를 아우른다. 축구는 몰라도 '메날두'는 안다. 그중 호날두는 한국에서 '우리 형'으로 통한다. 팬심으로 만들어낸 친근함의 표현이다. 그런 호날두가 한국에 왔다. 26일 유벤투스와 K리그 올스타팀 경기 때문이다. 티켓은 2시간 만에 매진됐다. 모두들 기대에 부풀었다.

☞호날두는 볼 수 없었다. 단, 1초도 뛰지 않았다. 몸을 풀지도 않았다. 내내 벤치만 지켰다. 관중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대부분이 호날두를 보려고 왔기 때문이다. 회사를 빠지거나 아이들과 온 사람도 많았다. 멀리서 몇 시간을 걸려 온 사람도 있었다. 40만 원짜리 표를 산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날씨도 안 좋아 비까지 맞았다. 결국, 실망은 야유로 이어졌다. 호날두 라이벌인 '메시'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호날두는 날강두(날강도+호날두)가 됐다.

☞관중의 분노엔 이유가 있다. 행사 주최 측이 호날두를 내세워 티켓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45분 이상 출전'도 내걸었다. 호날두는 예정된 팬사인회도 불참했다. 기상 악화로 한국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유벤투스의 지각으로 경기도 1시간이나 지연됐다. 이러면서 팬 서비스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호날두는 그저 뚱한 표정으로 있을 뿐이었다. 경기 직후,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의 결장은 근육 부상·컨디션 저하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호날두를 보고 싶다면, 이탈리아로 와라. 티켓값을 내겠다”라고 발언했다.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호날두에겐 우리가 '호구'같았나 보다. 그는 이탈리아로 돌아간 후 운동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몸이 안좋다더니 말이다. 이전 일정이던 중국선 풀타임을 뛰었단 점도 짜증 난다. 또 거기선 팬사인회도 성실히 참여했다. 유벤투스가 한국에서 머문 시간은 10시간 남짓이다. 그리곤 약 40억 원을 챙겼다. 반면, 유벤투스가 계약 위반시, 물 위약금은 겨우 8억 원이다. 이는 호날두의 주급 수준이다. 아마 이런 점도 '호날두 노쇼 사태'를 불렀을 것이다. 급기야 주최 측에 소송을 거는 관중도 나왔다. 호날두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그가 대단한 존재임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성은 멀었다. 영원히 꼭대기에 있을 순 없다. 기억은 돈보다 무섭다. 진정한 전설이 되려면, 겸손도 필요하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집요한 한국을 잘못 건드린 게 아닌 게 싶다. 호날두의 SNS엔 대대손손 비판 댓글이 달릴지도 모른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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