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 수요 줄어들며 소형주택 착공 감소 이어져
일감 찾기 ‘하늘의 별따기’ 일용직건설근로자들 ‘한숨’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1. 일용직건설근로자 문 모(36·대전 동구) 씨는 지난달 급여가 5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한 달 기준 6일만 현장에 나갔기 때문이다. 그는 “이달에도 일감이 없어 4일 만 근무한 터라 가장으로서 아내와 자식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남들은 폭염때문에 덥다고 난리지만 우리같은 일용직 현장근로자들은 일감만 있으면 날씨는 중요하지 않다"고 토로한다.

#2. 대전지역 A인력사무소도 일용직근로자 현장알선에 어려움을 느끼긴 마찬가지. A인력사무소 관계자는 "현장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인력요청이 많은 단독·다가구 현장에는 20명 정도를 팀을 꾸려 현장으로 알선했는데 올해들어 인부 요청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새벽부터 출근도장을 찍는 인부들이 헛걸음 하는 빈도가 늘고 있어 뒷모습이 안쓰럽다"고 말한다.

일감부재로 수입원에 제동이 걸린 일용직건설근로자들의 한 숨이 연일 지속되는 폭염의 열기를 짓누르고 있다.

아파트 공사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일용직 현장근로자 투입이 많은 다가구주택 수요가 줄고 소형주택의 착공 감소로까지 이어지자 일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으로 치닫은 것이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지역 단독주택(단독+다가구+다중) 착공 허가 건 수는 지난해 동기대비 30.6%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전지역 단독주택은 총 1908호가 착공 허가를 냈지만 올해 1~6월에는 1325호를 기록하며 동기대비 583호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일감부재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는 5337호가 착공 허가가 났지만, 올해 들어 다가구 및 다세대 주택 포화, 방범·주차·편의시설 등 이유로 소가구마다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트렌드로 변화를 보이면서 올 하반기 소형주택 건설 경기에도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 전문가들은 대전지역 뿐만아니라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 위축 여파로 주택 및 공장, 창고시설 공사수주가 크게 줄면서 건설업계의 불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도 아파트, 소형주택 등을 비롯해 각종 건설수주가 갈수록 줄고 있어 극심한 보릿고개 시절에 직면했다”며 “수도권을 포함해 지방광역시 대부분 민간·주택사업 분야, 공공공사 등에서도 활개를 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SOC사업의 단계적 예산 감축 등 악재까지 더해진다면 건설근로자들의 일감부재는 해결할 수 없는 과제로 남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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