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충남대학교 총장

최근 한일 간의 경제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계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4차 산업혁명 선도 주력 산업에 대한 원천 기술 확보, 부품·소재의 국산화 비율 제고 등 독자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4일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이스라엘 대통령 레우벤 리블린(Reuven Rivlin)이 한국을 방문해 하이테크 원천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 방안 등 양국 간의 공통 관심사에 대하여 논의했다.

특히 이 기간 중 충남대는 이스라엘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 및 이스라엘 대학총장 등 대학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이스라엘 총장 국제포럼(Korea-Israel University President International Forum)'을 개최했으며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필자는 이스라엘이 왜 전 세계에서 창업국가 1위인지를 알 수 있었다. 왜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창업국가 1위를 자리를 가질 수 있었을까? 필자는 지난 2년 전에도 이스라엘을 방문했고 올해 한국-이스라엘 총장 국제포럼에 참석하면서 새삼 대학을 중심으로 한 창업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며 제 1의 창업국가가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대학교육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이스라엘 대학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다른 학문 분야 간, 학제 간 장벽을 뛰어넘어 융합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문학·역사·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교육을 기반으로 자연과학, 공학 등 전혀 다른 학문분야와의 융복합 전공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수업방식으로는 온라인 컨텐츠를 활용해 선수학습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수업시간에 학생 상호 간 또는 교수-학생 간 토의·토론이 중심이 되는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둘째, 이스라엘 대학은 연구 및 산학협력 기반의 실험실 내 4차 산업혁명 선도 핵심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은 고등학교 졸업 후, 군 복무 기간 동안 국방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첨단기술을 배우고 서로 협업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를 토대로 대학 내 실험실에서 산업체와 연계하여 교수, 산업체 현장전문가와 학생들이 새로운 혁신기술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연구하는 분위기속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셋째, 이스라엘 대학은 대학 내 핵심기술이 창업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는 창업지원 원스톱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대학 인근에 창업을 도와주는 벤처투자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기술벤처기업들이 다수 있어 스타트업(Startup)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창업환경이 성숙돼 있다. 창업국가 이스라엘이 대학의 혁신 교육 및 연구기반의 우수인재양성 및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기술 자립을 위한 고등교육의 역할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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