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 주문량 15~20% 감소
청주 전통주 제조업체 12곳
명품 인정받아 … 일식과 조화
유통망·소비자 인식이 과제

▲ 청주의 대표적 전통주인 신선주는 충북무형문화재 4호다. 춘하추동 중 춘은 한-미, 한-벨기에 정상 만찬주로 사용됐고, 이도는 2017쌀가공품 품평회 톱10에 들었다.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전통주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TV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일본여행을 다루면서 일본여행객이 늘어나고 국내에서도 일식집과 함께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식 청주인 사케의 유통량도 늘었다. 하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일본주류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크게 매출량도 줄고 있다.

한 청주지역 주류유통업체 대표는 “5년 정도 전부터 사케에 대한 매출이 늘면서 매년 20% 가량씩 성장했다”며 “하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불면서 이달 들어서만 15~20% 가량 주문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술인 사케 매출이 줄어든 틈을 기회로 지역 전통주를 대체제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케와 전통주가 같은 ‘청주’로 유사한 제조방식이라는 점도 힘을 더하고 있다.

청주 지역의 전통주 주류제조업체는 12곳 이다. 탁주, 약주, 소주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역 전통주 중에는 명품으로 인정받는 술도 다수 있다.

18대째 400여년을 이어온 청주신선주는 충북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됐으며 상당구 것대로에서 생산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한·벨기에 정상회담 등에서 만찬주로 사용된 ‘풍정사계 춘’은 청원구 내수읍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청원구 율량사천동에 위치한 조은술세종이 만드는 ‘이도’는 2017쌀가공품 품평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일부 전통주는 100일의 숙성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대중적 소비가 어렵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한 명품술도 있다.

문제는 유통망과 소비자의 인식이다. 사케가 대형마트를 통해 유통하며 가정까지 파고들고, 이자카야의 증가와 함께 도매유통망도 갖추고 있지만 전통주는 고급한정식집 또는 예약방식으로 판매돼 소비자와의 접점이 좁다. 이 때문에 전통주를 육성하는 청주시 등 지자체에서 유통망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호 조은술세종 대표는 “일식집, 이자카야 등에서 사케를 마시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데 약술, 전통주도 같은 청주라 일식과도 잘 어울린다”며 “대형마트 입점 등 소비자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술 판매가 줄면 주류유통업체도 매출이 주는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전통주를 대체제로 키우면 주류유통의 매출도 유지하고 전통주 시장도 키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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