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탠 바이 미’

학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학창 시절, 방학이 되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의 계획을 세워보며 설렜던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의 여행도 그 목록 중 하나로 있었을 것이다. 그랬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영화 ‘스탠 바이 미’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인구가 1200여명 정도 되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주인공 고디와 크리스, 테디, 번. 초등학교의 마지막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네 명의 무리는 실종된 남자의 시체가 있는 곳을 알게 된다. 남자가 사라진 지는 사흘 정도. 온 동네는 남자의 행방에 관심을 쏟고 있었다. 주인공과 친구들은 시체를 찾아내 알리면, 동네의 영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여행길에 나선다.

'스탠 바이 미' 포스터
'스탠 바이 미' 포스터

각자 그늘진 가정사를 가지고 있는 네 친구들은 아픔을 공유하며 위로하고, 때론 또 다투기도 하면서 여정을 이어간다. 주인공 무리를 막는 장애물은 같은 동네의 불량배들이다. 불량배들 역시 시체의 위치를 알게 되고, 영화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 무리와 불량배들이 시체를 두고 대치를 벌인다.

영화는 철길과 그 위를 걷는 주인공 무리의 이미지로 여정을 묘사한다. 또 영화 설정상, 철길이 실종자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기도 한데, 이는 주인공의 다음과 같은 대사와 잘 어우러진다.

“모든 게 거기 우리 곁에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정말 굉장했다.” 이 대사는 문자 그대로 자신들의 여정을 서술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일종의 은유로 보이기도 한다.

단순하고 소박했지만 원하고 희망하는 것이 명확했던 어린 시절. 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느껴볼 수 없는 그 시절만이 줄 수 있는 행복. 그리고 그에 대한 추억.

하지만 철길 위의 정해진 길만 걷기만 한다면 성장의 계기를 만나지는 못할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면 주인공 일행은 철길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 숲길로 들어선다. 반듯반듯했던 철길과 대비되는 숲길 속에서 일행은 시련과 다툼, 화해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 이후 시체를 찾아낸 주인공과 친구들은 동네 불량배들과 대치에서도 밀리지 않고 시체를 지켜낸다. 숲길 속에서의 각성이 용기를 준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여정을 마치고 주인공 일행은 마을로 돌아온다. 시간은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시 돌아온 마을은 이제 전보다 작아 보였다. 그들 내면의 무언가가 조금 자라난 것일 테다. 올 여름 어린 시절을 추억해보고 싶다면 영화 ‘스탠 바이 미’를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다.

안형준 기자 ah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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