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협치도시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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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협치도시로 가는 길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7월 25일 14시 5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26일 금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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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봉 충북NGO센터장

민선 7기 취임 1년을 맞이한 한범덕 청주시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거버넌스를 활성화해 미세먼지, 시내버스 준공영제 등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갈등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숙의 민주주의'를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방안으로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1000인 원탁토론과 공론화위원회 등 시민이 직접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지역 현안으로 시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청주시의 수장으로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거버넌스는 사회 내 다양한 주체가 자율성을 가지고 함께 행정에 참여하는 방식을 말하며, 다양한 주체가 통치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점을 강조해 '협치'라고도 한다. 사회속에서 공동체 해체나 지역사회의 복지 확충, 주거 및 일자리 문제 등 생활세계의 구체적 현안들은 다양한 요소들이 뒤얽혀 복잡하고도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에 지방정부가 신속하고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갈수록 쉽지 않다. 이에 새로운 문제에 대해 대안적인 해결방법으로 제안된 것이 거버넌스다.

1990년대 시민사회의 성장과 더불어 시민의 참여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거버넌스 기구가 만들어 졌다. 하지만 참여가 형식화 되거나 참여과정에서 시민은 들러리가 된 기분이라는 불평이 불거지기도 하고, 행정과 시민 주체들 간 정보의 비대칭성 또한 문제가 됐다. 이외에 전문가 위주의 참여로 편향돼 시민 참여의 대표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거버넌스 논의가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력 그리고 네트워크를 강조하게 되면서, 네트워크 거버넌스 혹은 협력적 거버넌스라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이는 거버넌스를 시민주체들이 직접적으로 의사 결정 과정에 개입시키는 협치적 장치로서 정의하고, 참여자의 수평적 상호작용 및 숙의를 통한 공동의 의사결정 및 문제해결을 강조하는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협력적 거버넌스와 함께 이야기 되는 주제가 숙의 민주주의다. 숙의 민주주의는 시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다. 시민들이 공개적인 논쟁·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정책의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절차 자체가 중요하고 그러한 절차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깊이 사고하고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쟁점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정책의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 정부에서 진행했던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 과정은 숙의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새로운 국민참여형 갈등해결 모델로 볼 수 있다.

청주시는 거버넌스와 숙의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진정한 민관협치를 위해서 협치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경계하고, 정책의 질과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게 운영해 궁극적으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수단으로써 협치의 기능에 더욱 관심을 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