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중심부 숱 줄어드는 특징
남성같은 이마 벗겨짐은 드물어
고지방 식단·잦은 염색 등 영향
가정용 레이저기기… 상담 필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에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4명이 여성이다. 여성 3명 중 1명은 평생 1번 이상의 탈모를 경험한다. 특히 갱년기 이후의 여성은 3명 중 많게는 2명에서 모발 굵기의 감소나 탈모반을 겪는다. 그러나 ‘탈모=대머리=남성’이라는 사회적인 고정관념때문에 남성보다 여성에서 탈모가 심한 스트레스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모발 가늘어지고 숱 줄어들어

여성도 남성호르몬을 다량 갖고 있다. 남성호르몬이 모낭(털주머니)에 존재하는 특수한 5α-환원 효소와 상호작용하면 변형 남성호르몬(DHT)이 생긴다. 이러한 DHT가 모낭세포를 공격해 탈모를 일으키는 것이다.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와 달리 이마 위 헤어라인(모발선)이 유지되고, 헤어라인 위부터 정수리까지 머리 중심부 모발이 가늘어지고 숱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탈모가 진행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듬성듬성한 모양을 보이지만 남성처럼 이마가 벗겨지거나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없다.

◆고지방질, 잦은 염색·파마, 음주·흡연 등 영향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식생활, 환경의 변화가 여성형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지방질 식단은 탈모를 진행시키고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세정력이 강한 샴푸, 잦은 염색·파마도 머리카락의 손상과 두피 자극을 촉진해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과도한 음주, 흡연도 두피 건강에 해롭다.

출산 후에는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휴지기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보통 산후 3개월경에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빠진다. 이 시기가 지나면 성장기로 다시 돌아가면서 이전 상태로 회복된다.

△초기부터 관리해야=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보다 치료가 어려운 편이다. 초기에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통해 관리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 즉시 병원에 방문해 탈모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탈모 초기에 증상에 맞는 탈모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형 탈모는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이 효과적이다. 폼 타입의 미녹시딜은 기존의 액체나 젤 타입과 달리 프로필렌 글라이콜이라는 방부제와 알코올 성분이 들어가지 않아 두피 자극이 적다.

△모발영양제 복용= 케라민, 효모, L시스테인과 같은 모발영양제는 탈모에 도움이 된다. 이들 성분이 적절히 함유된 제품들을 시중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특별히 비오틴이 부족하지 않다면 비오틴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보다 일반 모발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단, 영양제 복용은 탈모 전문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경구 탈모치료제는 임신을 준비하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 삼가는 것이 좋다. 난임이나 성욕감퇴 등의 부작용도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출산계획이 없는 중년 이후의 여성은 먹는 약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레이저기기, 병원용 vs 가정용= 여성형 탈모에서 레이저는 바르는 미녹시딜 다음으로 효능이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이다. 두피에 투여하는 모낭주사와 LED 등 저출력레이저 치료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 주 1회 3개월 가량 두피에 레이저를 조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가정용 레이저기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병원용 레이저기기에 비해 조사되는 광량이 충분치 않고,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 전 탈모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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