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최근 종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투표조작이 거의 확실하다며 공개 비판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프로듀스X101은 시청자가 100원의 문자 이용료를 내고 투표에 참여해 득표 상위순위권 연습생이 아이돌로 데뷔하는 방식으로 10대 청소년에게는 물론 성인들에게도 팬층이 두터운 프로그램이다.

하 최고위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로듀스X101의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숫자가 특정숫자(7494.44)의 배수"라며 "주변 수학자들에게 물어보니 1위에서 20위까지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밝혔다.

투표결과가 사전에 이미 프로그램화 돼 있었다는 게 하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실제 1위를 기록한 김요한 연습생은 최종순위 투표에서 133만 4011표를 얻었는데 이는 7494.44의 178배다.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한 김우석 연습생의 득표수는 174배(130만 4033표), 3위 한승우 연습생은 144배(107만 9200표), 4위 송형준 연습생은 140배(104만 9222표)로 20위까지 7494.442의 배수의 득표수가 반복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화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화면

하 최고위원은 "투표조작으로 실제 순위까지 바뀐 것인지 명확치 않지만 청소년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조작은 명백한 취업사기이자 채용비리"라며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문자 보낸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준다"며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그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한 네티즌은 이에 대해 "제가 응원하던 연습생은 데뷔를 하게 되었지만 투표조작문제는 100원 유료문자를 보낸 국민들을 기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RAW데이터를 공개하고 정확한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힘 써달라"고 하 최고위원의 의견에 동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엠넷의 오디션 프로인 '아이돌 학교'와 '프로듀스48'에서도 투표조작 의혹이 있었다"며 "엠넷이 상습적으로 투표조작행위를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투표 조작이 사실이라면 해당 행위의 경우 사기죄나 배임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수 있으며 문자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이 방송사 측을 상대로 집단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 로스쿨 정연덕 교수는 "투표 조작 여부는 간단한 방법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며 "문자 투표로 100원씩 받았기 때문에 통신사에 자료를 요청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해당 방송에선 국민이 출연자 신분을 결정할 수 있는 프로듀스 권한을 준 것처럼 광고했다"면서 "만약 조작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업무상 배임죄와 100원씩 내고 투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듀스x101 팬들은 투표조작 의혹에 대해 커뮤니티 사이트에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는가 하면 변호사를 선임해 다음주 중 방송 제작진을 상대로 형사 고발을 할 것으로 알려져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엠넷측은 "내부적으로 데이터를 검토해봤지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득표순위 상위권에 올라 X1 멤버로 데뷔하는 연습생은 김요한, 김우석, 한승우, 송형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으로 이들은 내달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쇼케이스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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