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20세기 최고의 역사학자라 일컫는 아놀드 토인비는'역사의 연구'라는 저서에서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로서, 모든 문명에서 도전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 문명이 그에 대해 제대로 응전(應戰)을 하면 더 큰 발전을 이루지만, 그렇지 못하면 반대로 쇠퇴하게 된다고 하였다. 한마디로 도전과 제대로 된 응전이 결국 역사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심오한 통찰이면서 당연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연현상을 포함하여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 마련인 데, 그 변화에 적응하면 생존하고 그렇지 못하면 소멸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며, 인간사라고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이에 대한 응전의 중요성은 문명과 사회만이 아니라 국가나 도시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조직이나 개인에게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인생 자체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끊임없는 대응을 만들어 나갈 때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도전에 대해 효과적인 응전을 하려면, 도전을 도전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도전이 도전인 지 알지 못하고는 응전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예측해 미국 월가의 새로운 현자로 떠오른 나심 탈레브가 경고한 블랙스완 현상도 도전을 도전이라고 알아차리지 못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새로운 도전의 경우에도 아직 인류문명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는 인식이 부족해서 대응이 부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어른들의 각성을 촉구한 끝에 전세계적으로 기후를 위한 착한 소비 열풍이라는 그레타 신드롬을 만들어낸 스웨덴의 16세 여학생 그레타 툰베리의 경우가 도전을 도전으로 제대로 인식해 응전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경우라고 할 것이다.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해 8월부터 매주 금요일 '기후를 위한 등교파업'이라는 1인 피켓 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이래 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와 함께 수많은 동조자들을 낳으면서 올해 2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COP24) 공식연설자로 나서는 등 노벨평화상 후보자로까지 거론되고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점쳐지고 있을 정도다.

사실 도전을 도전으로 인식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행동을 전제로 하고 내포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응전을 하지 않은 도전은 도전이라고 할 수 없으며, 도전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옛부터 '알면서 실천하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실천을 해야 비로소 아는 것이라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중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도 누구나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건강도 마찬가지고 인간관계도, 돈 관계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수많은 도전들을 이겨내려면 먼저 도전을 도전으로 인지하는 지혜와 수용하는 용기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지 않을 까 생각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인식이 제대로 된 대응을 낳고 결과적으로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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