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항공학교 이근 서기관
32년간 203차례… 8만 1200㎖
아내·자녀도 봉사·기부 동참

▲ 32년간 203차례나 헌혈을 해온 이근 조종교관. 육군항공학교 제공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최근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육군의 한 군무원이 32년 간 무려 203차례나 헌혈을 해 온 것이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항공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근 서기관(48·조종교관). 이 서기관은 1987년에 헌혈을 시작한 이래 2주마다 한 번씩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 왔다.

현재까지 이 서기관이 수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내어준 피의 양은 8만 1200㎖로 성인 2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양이다. 203회의 헌혈 중 전혈헌혈은 31회이고, 나머지는 성분헌혈(혈소판 38회, 혈장 134회)이다. 이 서기관은 헌혈을 많이 한 공로로 올해 3월 대한적십자사가 주는 '헌혈 명예대장' 포장증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절 수혈이 필요한 친구를 위해 헌혈을 처음 시작하게 된 이 서기관은 1994년 육군 장교로 임관(학사 23기)한 뒤 헌혈자가 줄어 환자들이 수술 중 수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뉴스를 보고 지속적인 헌혈을 통한 이웃사랑 실천을 결심했다. 또한 이 서기관은 지난 1999년 재미동포 브라이언 성덕 바우만의 기사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알게 된 후 망설임 없이 기증을 신청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1년 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자신과 조직이 일치하는 소아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유전자 일치 확률을 확인한 후 기증에 동참하게 됐다.

2014년 소령으로 전역한 동시에 군무원(항공학교 조종교관)으로 임용된 이후에도 그의 이웃사랑은 계속 이어졌고, 그동안 모은 헌혈증을 이웃이나 동료 장병들에게 선뜻 내어주거나 주변인들에게 헌혈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헌혈 전도사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서기관이 헌혈에 적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자녀들도 헌혈과 사회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 배운 이 서기관의 세 딸들은 정기적으로 헌혈의 집을 방문해 헌혈과 헌혈 캠페인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세종시)인 아내의 영향으로 자칭 '가족봉사단'을 만들어 월 1회 주변 복지시설에 정기적인 봉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세 딸들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신들의 용돈을 절약해 사회봉사단체에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아동 상담사가 장래희망인 둘째딸 이혜지(숭실대 2학년 기독교학과)씨는 현재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소아암 환우들의 상담과 놀이치료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병과 선배이자 조종교관으로서 평소 체력관리, 금연 등 자기관리에도 철저한 이 서기관은 "헌혈은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건강해야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건강을 더 살펴보게 되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작은 사랑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논산=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