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곡공원에 120억 투입 추진
주민반발 따라 최종확정 못해
사업 표류 … 사업비 계속 증가

▲ 청주시 서원구 수곡공원 전경. 청주시 제공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호우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추진하는 청주 '수곡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이 꼬이고 있다.

청주시는 서원구 수곡동 수곡공원에 120억원(국비 60억원·시비 6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9700㎥ 규모의 우수저류시설 설치를 추진 중이다. 우수저류시설은 도시화 지역의 불투수면적 증가로 인한 빗물 유출량 증가와 이로 인한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물이다. 호우 시 빗물을 저장시설에 저장했다가 호우가 그친 뒤 배출해 침수를 예방한다.

지난 2월 기본설계가 시작됐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아직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곡공원 인근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우수저류시설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수곡공원 인근 한 주민은 “수곡공원 인근 주택은 40~60년 된 노후주택으로 대규모 공사에 따른 진동을 버틸 수 없다”며 “주민들의 생활에 중요한 잘 조성된 공원을 없애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곡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은 공약이행시민평가에도 안건으로 올랐다. 지난달 30일 현장을 방문한 평가위원들은 예정부지와 노후 주택가가 인접해 있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청렴연수원 혹은 충북대평생교육원 부지를 공사지역으로 재협의 할 것을 권고했다.

애초 시는 6개의 후보지를 놓고 검토를 했다. 검토 결과 시 소유로 보상비가 없고, 저류조 유입관로 설치가 용이한 수곡공원이 설치사업 부지로 최종 결정됐다.

하지만 사업부지 이전 역시 만만치 않다. 청렴연수원은 이미 2017년 우수저류시설 설치를 요청하는 청주시의 협조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청렴연수원 자체 확장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렴연수원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지만 현재 청주시에서 공식적인 추가 요청이 없어 안전성 여부, 법령상 적법성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전대책 등이 포함된 구체적인 검토요청이 있으면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사업이 표류하면서 오는 10월 착공해 2021년 준공 예정이던 수곡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의 사업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애초 120억원이 예상됐지만 사업부지 교체 혹은 설계 변경 등에 따라 150~17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주민들과 협의하는 한편 기술적, 재정적으로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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