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용인 수지레스피아 하수처리장
지하 20m에 첨단공법 처리시설
100m 높이 배출구…악취 말끔히
지상엔 체육시설 갖춘 도심공원
처리장 현대화사업 추진하는 대전
"우수시설 벤치마킹…효자시설로"

용인시 수지레스피아(하수처리장). 대전시 제공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탁한 물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 기존의 하수처리시설을 떠올리면 그려지는 좋지않은 기억이다. 생활에 필요한 물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사용한 물을 다시 정화하는 하수처리장은 우리생활에서 뗄 수 없지만 주변 경관을 해치고 악취로 고생한다는 이유로 혐오시설로 손꼽혀왔다.

이에 대전시는 지난 6월 말 숙원사업인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이 KDI 적격성조사를 통과한 것에 발맞춰 용인시 수지레스피아(하수처리장)를 찾았다. 23일 오전 11시 용인 수지레스피아를 방문, 버스에서 내리자 혐오시설이 아닌 친환경 휴식공간에 잘 못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견학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지하 하수처리시설,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을 꼼꼼히 살폈다. 우선 견학인원들은 수많은 계단을 내려가며 지하 하수처리시설을 찾았다. 상부와는 달리 ‘내가지킨 안전수칙, 동료생명 지킨다’·‘당신의 재해, 가족에겐 재앙입니다’라는 푯말이 견학단을 반기며 지하에 내려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러나 역겹고 쾌쾌한 냄새를 유발할 것 만 같았던 하수처리시설은 생각보다 악취가 없었다. 지하 20m에 하수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냄새 저감을 위해 첨단공법과 이중 장치를 해놨으며, 악취 배출구도 100m로 높게 설치함으로써 지하에서 나는 냄새도 일반 하수처리장에 비해 훨씬 덜한 것이라는 게 담당자의 설명이다.

20여분간의 설명을 마치고 상부에 오르자 다양한 체육시설을 갖춘 도심공원이 펼쳐치며 악취는 말끔히 사라졌다. 20m의 간격을 두고 지상과 지하의 대조적인 모습에 ‘신기하다’고 외칠 정도였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수지레스피아는 상부엔 축구장과 테니장 등 체육시설과 106m전망대, 포은아트홀, 죽전2동 주민자치센터가, 인근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국제학교, 전철역이 위치해 견학이라는 목적이 없었더라면 주민들의 휴식공간이라해도 무색할 정도였다. 심지어 전망대(106m)로 활용하고 있는 악취배출구 건물에는 고급레스토랑도 위치해 있어 맛과 멋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한세운 용인클린워터 팀장은 "10년 전, 당시 혐오시설이라는 주민들의 반대로 수차례 주민 공청회를 실시하며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설치해 악취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주민들이니 때문에 하수처리장 내 시설도 주민들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췄다”고 설명을 마쳤다.

이번 견학으로 30년 고질 민원 중 하나인 하수처리장 이전 및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대전시는 수많은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최근 지어진 하수처리장마다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있는 만큼 인근 지역주민들과의 이해관계를 풀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철웅 시 환경녹지국장은 “최근의 하수처리장은 지하에 건설함으로써 악취발생요인을 완전 차단하고 상부에 체육공원시설과 문화시설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효자시설로 탈바꿈하는 추세”라며 “사업 추진 시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국내외 우수시설 견학과 설명회를 통해 이해와 공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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