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청운대학교 미래창업학과 교수

“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은퇴라니” 얼마 전 퇴직을 앞두고 공로연수를 받던 공무원들이 반복적으로 하던 말이다. 아직 몸과 마음이 젊은데, 정년퇴임을 해야 하는 아쉬움이 깊게 배어 있는 것 같았다.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 그들의 표정은 조국의 발전에 이바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곧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며 열정적으로 퇴직 후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약초전문가, 설비기술자, 교육자 등의 새로운 직업과 창업 등 아주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인생이모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준비된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장수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에 정년을 연장하거나 폐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경제부총리가 정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총인구 중에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사회라고 한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14% 이상이 되면 고령사회, 20% 이상이 되면 초고령사회다. 한국은 전 세계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198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3.8%에 불과했지만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2015년 13.0%를 기록한 데 이어 2026년에는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 2050년에는 35.9%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진입하는데 157년이 걸리고 영국은 100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불과 15년 정도로 매우 빠르다.

장수는 개인에게는 축복이지만 현실적으로 복잡하다. 우선은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은퇴 후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돈이 더 필요하게 된다. 물론 연금이 있지만 연금으로 충분한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돈을 꾸준히 벌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로 건강이 유지되어야 한다. 건강해야 장수가 의미가 있다. 젊을 때와 같을 수는 없지만 관리가 가능한 수준의 신체활동이 가능해야 한다. 세 번째는 의식의 변화다. 과거를 품기 보다는 미래를 보며 살아야 한다. 어린 시절의 친구가 소중한 이유는 고민을 나누고 미래를 서로 공유하며 격려하고 믿어주었기 때문이다.

고령화 시대를 현명하게 살기 위해서는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한다. 최근 인생다모작을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가 생겨나고 있다. 충남에서 대표적인 것이 인생이모작센터와 사회서비스대학이다. 인생이모작센터에서는 전직과 전업을 위한 교육, 컨설팅, 봉사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충남이모작센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길에 진입하고 있다. 사회서비스대학은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4년간의 교육을 통해 학위를 가진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되었다. 시니어들의 니즈와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사회복지, 창업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니체는 “인생은 알맞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고령화 시대에 우리는 서로에게 알맞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향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은 적극적인 참여와 준비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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