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촉감으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슬라임 일부제품과 그 부재료에서 유해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액체와 고체 중간 정도의 질감·점성을 가진 점토 장난감으로 이른바 ‘액체괴물’로 불리는 슬라임 일부제품은 지난해 12월에도 산업통사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안전성조사를 충족하지 못해 리콜 조치 내려진 바 있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국 슬라임 카페 20개소의 슬라임과 그 부재료 100종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19종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슬라임을 장식하는 부재료인 파츠 40종 중 13종에서는 허용기준을 766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만드는데 이용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국제암연구소에서는 발암가능물질(2B등급)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파츠 3종은 유해중금속 기준에도 부적합했다.

유해중금속이 검출된 파츠 3종은 납 함유량 허용기준(300mg/kg)을 최대 12배 초과했다.

이 중 1종은 카드뮴 허용기준(75mg/kg)도 약 2.4배 초과했다.

납은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하, 식욕부진, 빈혈,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카드뮴은 독성이 강해 체내에 잘 축적되고 배출되지 않아 폐암·전립선암·신장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납과 카드뮴도 역시 국제암연구에서 각각 인체발암가능물질(Group 2B)과 인체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또 클리어슬라임 20종 중 3종은 붕소 허용기준(300mg/kg)의 최대 2.2배 초과 검출됐고 이 중에서 1종은 붕소와 방부제(CMIT, MIT) 기준에 모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논란을 빚은 적 있는 CMIT, MIT는 사용 금지된 방부제다.

또 다른 슬라임 1종에서는 방부제, 살균제에 사용되는 성분으로 알레르기성 피부염과 천식, 비염 등을 유발하는 BIT가 6배 이상 초과 검출 됐다.

색소 2종도 붕소 용출량이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붕소는 과다 노출되면 발달 및 생식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단기간 붕소에 다량 노출 시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디.

이번조사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서울(4개소), 경기·인천(9개소), 경상권(4개소), 충청권(2개소), 전라권(1개소)에서 운영되는 슬라임 카페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문제가 된 슬라임을 판매한 4개 업체는 문제되는 제품에 대한 폐기·판매중지를 완료했다.

파츠의 경우 전국 슬라임 카페에서 공통적으로 유통되고 있어 한국소비자원은 슬라임 협회를 통해 부적합 파츠의 판매중지와 폐기를 전국적으로 요청했다.

협회에서도 이를 수용해 해당 파츠(13종)의 판매를 즉시 중지했으며, 슬라임 및 부재료 모두 인증받은 안전한 재료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슬라임과 부재료의 제품 표시사항을 잘 확인한 후 구입하고 슬라임은 대부분 물로 이루어져 쉽게 상하므로 개봉 후 2주가 지났거나 냄새 등이 변하면 즉시 버리는 게 좋다”며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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