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검정깨로만 보였던 글씨가 지금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 같은 ‘황금깨알’이 됐습니다.”

한평생 깨 농사만 지으며 글 모르는 서러움에 답답하게 살아왔다는 손병분(86)씨.

문해학습자 체험수기 우수상 수상작 사진=영동군 제공
문해학습자 체험수기 우수상 수상작 사진=영동군 제공

그는 3년 전부터 문해학교에서 배움의 기쁨을 느낀다.

충북 영동군이 배움의 기회를 놓친 지역 노인들에게 읽고 쓰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호평을 얻고 있다.

군이 비문해·저학력 성인들에게 생활능력 향상과 사회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자 2016년부터 집중한 성인문해교육 활성화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사)한국문해교육협회에서 주최한 제15회 전국 문해학습자 체험수기 글쓰기 대회에서 영동 지역 문해학습자들이 쟁쟁한 경쟁률을 뚫고 대거 수상했다.

우수상 2명을 비롯해 장려상 10명 늘배움상 6명, 총 18명의 수상자가 영동군에서 배출됐다.

문해2단계 과정 ▲호탄 문해학습장 손병분(86) ▲곡촌 문해학습장 한정선(79) 씨가 우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내 나이 황혼이 오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인생의 참맛을 다 보고 살아온 지금 내 나이가 제일 좋더라”는 노래가사로 시작하는 손 씨의 작품은 황혼에 찾아온 문해학교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한 씨는 “문해교육을 받은 후 이름 석 자를 쓸 수 있게 됐고 공과금 고지서와 영수증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며 “공부를 할 수 있는 자체가 기쁨이고 즐거움”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한글을 배움으로써 보람된 내용’을 주제로 문해학습을 통해 보람된 내용과 희망을 전하는 글을 겨룬 이번 대회는 전국적으로 337개 기관 총 6000여점 가까이 작품이 접수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군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어르신들에게 늘 성심껏 지도해준 유능한 강사님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을 수 있었다”며 “지역의 비문해율 0%를 목표로 성인문해지원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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