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성화고, 트렌드 맞게 학과개편 했지만 전문인력 부족
교사들 짬짬이 배워 가르쳐…교사 부담·학생들 전문교육 미흡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정원 확보와 취업률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건 지역내 특성화고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드론, 반려동물 등 입학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춘 키워드들을 내세우고 학과 개편에 나섰지만 교육과정이 안착되기까지는 갈 길이 험난하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들이 시대적 트렌드에 부합하는 전문화 된 교육을 충실하게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교육 당국의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인 특성화고 학과 개편 지원사업에 충청권 7개 학교가 선정됐다. 충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선정된 교육부 지원사업과 별개로 도교육청 자체 예산 지원으로 특성화고 2곳의 학과 개편을 추가적으로 최종 승인하기도 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드론', '친환경', ‘반려동물’ 등의 4차 산업관련 키워드가 들어간 학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신입생 모집을 목전에 두고있다. 문제는 이렇게 생겨난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을 가르칠 전문인력이 있느냐는 과제가 남는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의 자녀는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이다.

A씨는 “일찌감치 취업을 원하는 아이와 상의끝에 특성화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드론 관련 기술이 도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알아보던 와중에 이제 시작된 교육과정속에 전문성을 띈 교육이 이뤄질지 주변에서 우려를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에서 특성화고 진학에 대한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전자디자인고에서는 ‘드론전자과’ 학과를 개편하고 현재 지역내 특성화고 중 유일하게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해당 학교는 기존 전자과 기반에 드론 관련 수업을 녹여 학과를 구성했다.

수업은 기존 전자과 교사들이 드론 관련 업체에서 연수를 받은 내용을 토대로 전개된다. 실제 교육과정에 돌입하기까지 학과 개편 이전에 1년여의 기간 동안 교사도 짬짬이 배우러 다니는 시스템이다.

사범대의 예비 교원들이 ‘드론’ 하나만을 따로 배우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전전자디자인고 관계자는 “드론뿐 아니라 신기술들이 교육과정에 도입될땐 방학 등을 이용해 연수를 받고 수업을 준비한다”며 “빨라지는 산업환경 변화에 따라 교사들의 기술연수도 잦아진다”고 설명했다.

신산업·신기술 개념이 교육과정 도입때마다 교사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소위 ‘뜨는 학과’가 신설되도 짧은 시일내에 내실화된 교육과정이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는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지원 명목으로 고졸취업 활성화 대책을 일선 학교에 내던지는 방식이 실질적 교육과정 내실화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대해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아예 신설이 아니라 기존 학과의 고도화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각 시·도교육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에서 컨설팅을 제공하고 개편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내실있는 교육과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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