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가전용품 판매 감소
일본 맥주 매출량 곤두박질
여행 신규 예약도 반토막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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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일본의 경제도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국민들의 애국심과 반일(反日)감정을 자극하면서 일본산 맥주와 담배 등 일부품목에서 시작된 ‘보이콧 재팬‘이 제약, 게임 소프트웨어는 물론 여행과 영화 등 문화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온라인에선 일본산 일부 제품 판매가 최대 80%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매출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2일 온라인 가격 비교 사이트와 언론 등에 따르면 일제 불매운동이 본격 시작된 7월 둘째주부터 일본 제품의 온라인 판매량이 급감했다. 방학시즌을 맞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해 왔던 게임기·게임 소프트웨어의 경우 전주대비 약 27%의 매출이 감소했고, 일본산 화장품 16개사의 평균 매출도 전주보다 절반(47%)가까이 줄었다.

일본산 생활·주방·가전용품들도 거센 ‘보이콧 재팬‘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가전제품 브랜드 발뮤다의 전체 판매량은 전주대비 86% 급감해 매출 83%가 하락했고, 선풍기 전문브랜드인 에어스미스도 같은 기간 판매량 67%가 사라졌다.

오프라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 맥주는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 채널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마트의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1~21일) 대비 34.5% 하락하면서 올해 상반기 전체 수입 맥주 매출 2위이던 아사히 맥주의 이번 달 순위는 6위로 주저앉았다.

여행사 하나투어의 일본여행 신규 예약 건수는 논란 전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불매운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한국 불매운동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말로 공분을 샀던 일본 유니클로 본사는 사과한 지 나흘 만에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과 한국 법인 에프아르엘(FRL)코리아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부족한 표현으로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많은 고객이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일제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불매운동이 특정 단체가 주도한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시작된 데다, 불매 제품 리스트 사이트가 생겨나거나 경제 관련 단체 등이 가세하는 등 갈수록 체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한 경제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양국 모두 경제 측면에서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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