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청주시 아동보육과 드림스타트팀장

얼마 전 지인과 만남에서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평소 SNS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친밀해진 지인은 대화 도중에도 틈틈이 휴대폰을 확인하곤 했다. 중요한 연락이겠거니 했는데, 자신의 글에 지인이 '좋아요'를 눌렀다는 메시지를 받고는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나는 바로 앞에 사람을 두고 SNS에 그 사람의 소식을 찾는 행동에 어쩐지 무시당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IT 기기의 발달로 현대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SNS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SNS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유용한 매체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격적 관계를 해치는 독이 되기도 한다.

현대사회는 SNS의 세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SNS 이용 추이 및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국내 SNS 이용률은 2011년 16.8%에서 2018년 48.2%로 늘어났다고 한다. 또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SNS 이용량도 꾸준히 증가해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이 56.4분에 이른다고 한다.

비단 통계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업무, 정보 공유 등을 위해 SNS를 이용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루 중 직접 만나 소통하는 사람보다 SNS로 접하는 사람이 더 많다. SNS는 그만큼 소통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전화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기기를 통한 소통은 있었지만 SNS는 사람 대 사람의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정보를 얻고, 동시에 만들어내기도 하며 다른 이들의 소식에 공감하면서 공감받는다. 이 모든 일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기에 파급되는 효과도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SNS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통신망은 다른 이들과 만남을 증진하는 기회가 되지만 반면에 우리를 옭아매는 거미줄처럼 우리의 자기 고립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 실제로 'SNS 중독'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카페인(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중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니 말이다.

SNS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중독 때문만은 아니다. 나 자신과 불특정 다수를 비교하도록 부추기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소통 방식은 무분별한 개인주의와 배척을 부르고, '나'와 '이웃'을 갈라놓는다. 관계를 위한 도구가 오히려 관계를 끊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가 단절되고 있는 사회 안에서 어떻게 인격적 관계를 증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일단 사람과 만나라고 조언한다. 관계 맺기의 가장 중요한 행위가 실생활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이다. 매체상의 글자나 사진 등으로만 소통하는 SNS와 달리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말로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 만남을 통해 서로 주고받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대화, 그 안의 진실성, 신뢰를 바탕으로 할 때 우리는 서로 잘 소통할 수 있으며, 그 마음을 나누는 도구는 역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대화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개인주의 심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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