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대비 34%↓
고용시장엔 여전히 먹구름
최소 인력 유지…'단순 축소'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대전지역 전 산업분야의 부족인원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충원이 필요한 인원을 의미하는 부족인원의 감소가 급변하는 노동환경과 내수시장의 침체로 인한 것이란 점에서 지역 기업들의 ‘긴축운영’이 현실화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대전세종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2019년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전지역 산업별 총 부족인원은 모두 57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당시의 부족인원 대비 약 34% 줄어든 수준이다.

지역 내 산업분야별 부족인원은 최근 3년간을 살펴봐도 올해가 가장 낮다. 2016년 상반기 8596명을 기록한 산업분야별 부족인원은 이듬해인 2017년 상반기 6508명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7698명까지 늘었다.

부족인원은 각 기업별로 사전채용 여부와는 무관하게 현재 상황에서 충원돼야 하는 인력규모를 의미한다. 부족인원의 감소는 각 기업별 인력 수급상황이 원활할 경우 발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대전지역 기업들의 이 같은 부족인원의 감소는 같은 기간 취업률 상승 등 고용시장 활성화 결과와 맞물리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청지방통계청의 ‘2019년 2분기 충청지역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2분기 대전지역 취업자는 76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고용률 역시 0.4%p 상승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실업자는 3만 9000명으로 11.3%가 증가하며 고용시장 불황을 그대로 드러난 상태다.

지역 기업들이 원활한 인력 수급의 결과물로 부족인원을 줄이는 것이 아닌, 단순 축소에 돌입한 셈이다.

이 같은 소극적인 분위기는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노동환경 급변과 더불어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영업이익 회복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즉 최소한의 인력만을 유지한 채 경영을 이어가는 긴축운영이 현실화 됐다는 분석이다.

과거 대전지역 기업들의 경우 채용계획 규모가 부족인원을 상회하는 등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인력 수급을 늘려왔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대전지역 기업들의 채용계획 인원은 모두 820명으로 부족인원(807)명을 앞질렀으며, 2017년 역시 부족인원(760명대비 채용계획 인원(873명)이 큰 차이를 보이며 각 기업들의 성장 동력 확보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냈다.

반면 올해의 경우 채용계획 인원(673명)이 부족인원(688명)을 밑돌면서 ‘몸 사리기’식 신규 채용 축소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지역 고용시장의 상당부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과 건설업은 물론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취약계층 일자리 시장에서까지 골고루 나타나면서 일자리의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 모두를 어렵게 만들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거듭되는 채용 축소 분위기가 경제활동인구의 유출을 부추기는 악조건이 되고 있다”며 “이로 인한 노동력 부족은 기업 경영환경 악화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해 지역 경제에 더 큰 파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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