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주연 ‘머니볼’

2019 KBO리그 전반기가 끝났다. 오늘(20일) 창원에서는 프로야구의 잔치라 할 수 있는 올스타전이 열린다. 하지만 ‘우리의’ 한화 이글스는 축제를 즐길 상황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

한화는 지난해 가을야구가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전체 10개 구단 중 9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한화는 전반기 치른 94경기 중 35승(승률 0,372)만을 거뒀으며, 가을야구 커트라인인 5위 NC와는 무려 12.5경기나 차이가 난다.

한화에게는 아직 50경기나 남아 있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선수단 자체가 그리 강하지 않고, 눈에 띄는 새얼굴도 등장하지 않았기에 더 이상의 기대는 그저 미련일지도 모른다.

영화 머니볼.
영화 머니볼.

이제 한화의 숙제는 가을야구가 아니라 다음 야구를 위한 ‘팀 리빌딩’이다. 한용덕 감독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해는 처음부터 새는 부분이 많았다”며 “하지만 여러 선수를 쓰면서 전체적으로 활용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멀리 보면서 갈 생각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구단의 리빌딩은 무조건 베테랑을 젊은 선수로 바꾼다고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른바 ‘가성비’를 갖춘 선수들로 팀의 뎁스를 두텁게 하며 신구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럴 때 생각나는 영화가 바로 2011년 개봉작 ‘머니볼’이다. 영화 ‘머니볼’은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다시 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빌리 빈 단장(현 부사장)의 성공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빌리 빈 단장은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이었던 팀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지구 우승 3회)에 진출시켰다. 그는 오로지 경기 데이터 분석 자료만을 바탕으로 선수를 평가하고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거두는 선수 트레이드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0연승이라는 최대 이변을 만들어 내 야구계의 스티브 잡스로도 불린다.

영화 ‘머니볼’은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에 그나마 실력 있는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뺏기기 일쑤인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브래드 피트)이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 브랜드(조나 힐)를 영입해 머니볼 이론에 따라 구단을 운영하며, 패자의 적막을 승자의 환호성으로 바꿔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머니볼’의 하이라이트는 오클랜드가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20연승 기록을 세우는 장면이다. 제작진은 이 기적 같은 기록을 더 드라마틱하게 그리기 위해 20연승 경기에 대한 모든 기록 영상을 수집해 기록 달성 당시의 관중석 풍경과 선수들의 동작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실제 경기 영상을 영화 중간 중간 삽입해 보는 이들에게 실제 경기장에 와있는 듯 한 느낌을 줬다.

‘머니볼’의 최대 볼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주인공 빌리 빈 단장 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다. 그는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캐릭터 연구를 위해 실제 오클랜드 구단 사무실을 오가며 생활했다고 한다. 브래드 피트는 이 영화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했으며, 개봉 당시 ‘브래드 피트는 환상적이다. 진정한 무비 스타의 위엄!’(타임 매거진), ‘브래드 피트는 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또 다시 보여줬다’(엘르) 등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머니볼’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야구를 모르면 재미가 없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빌리 빈 단장의 인생이 녹아 있는 이 영화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야구영화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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