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소록도… 파란 눈의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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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소록도… 파란 눈의 간호사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7월 17일 17시 3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18일 목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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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신성대학교 간호학과장

작은 사슴을 닮았다고 하여 소록도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섬, 그러나 이 섬에는 가슴 아픈 추억들이 있습니다.

강제 수용된 한센인들은 강제노동에 시달렸고, 유전병이라며 강제로 임신을 못하도록 수술이 자행되었습니다. 설사 치료가 됐다 하더라도 돌아갈 곳이 없었으며 희망을 잃은 이들은 바다에 빠져 죽거나 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을 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섬에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 간호사가 있었습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아십니까?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는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간호사로서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지며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삶을 살아온 이방인 간호사입니다.

이들은 한센병을 치료하는 다미안 재단에서 파견되어 소록도에 왔습니다. 그러나 의료봉사기간이 끝났지만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소록도를 떠나지 않고 낯선 땅 한국에서 나이팅게일의 정신을 이어받아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며 외롭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1962년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고국을 떠나 타국의 아픈 이들을 돌본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는 나이 들고 병든 몸이 되자 소록도에 피해를 입힐까 두려워 아무에게도 떠난다는 말없이 편지 한 장만을 남긴 채 2005년 11월 한국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소록도는 여전히 그녀들이 남긴 사랑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이들의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을 기리고자 대한간호협회에서는 노벨평화상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녀들이 머물던 정든 소록도 집에는 손님들이 찾아오면 손님에 맞게 들려주던 음악 테이프와 작은 책상과 기도 관련 물품 뿐, 검소한 삶을 살아온 흔적들이 집안 가득하지만 끝없는 사랑을 베풀었던 그 마음만은 가히 짐작이 갑니다.

가족과 의료진에게도 거부당한 한센인들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돌보며, 약품이나 의료물품이 부족하면 고국인 오스트리아에서 공급받아 오기까지 하였습니다. 또한 한센인들이 낳은 아이들을 철저히 격리시키고 보육시설이 취약했던 그 시절 두 외국인 간호사는 이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가 되어 보살펴주고 부모의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이제 종교와 국경을 넘은 헌신적인 봉사와 사랑으로 일생을 살아온 마리안느와 마가렛에게 우리가 그 보답을 보여줄 때입니다. 보다 어려운 곳에서 소외되고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해 그녀들이 해왔던 일을 작게나마 실천하는 것을….

▲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는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헌신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대한간호협회 제공
▲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는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헌신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대한간호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