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식용곤충 '고소애', 암환자 면역력 향상에 효과"

암 수술을 한 환자는 상처 치유와 체력 회복을 위해 몸에 좋은 영양소 섭취가 필수다.

식용곤충인 ‘고소애’를 장기간 복용하면 수술 받은 암 환자의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는다.

식용곤충 '고소애'를 이용한 환자식. 사진=연합뉴스 제공
식용곤충 '고소애'를 이용한 환자식. 사진=연합뉴스 제공

1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갈색거저리로 만든 '고소애'가 수술을 한 암 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애는 2016년 3월 일반 식품 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쓰이는 식용곤충이다. 영양성분은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 함량이 높다.

고소애는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 벼메뚜기 등 다른 식용곤충과 비교해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월등히 높았다.

농진청은 고소애가 항치매와 항암활성, 항염증, 모발 촉진, 항비만, 항당뇨 등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농진청은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준성 교수팀과 고소애를 활용한 병원 식사, 영양 상태, 면역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수술 후 3주 동안 고소애 분말을 먹은 환자와 기존 환자식을 먹은 환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소애식(食)을 먹은 환자는 기존 환자식을 먹은 환자보다 평균 열량 1.4배, 단백질량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량은 3.7%, 제지방량(근육과 골격)은 4.8%가 각각 증가했다. 환자의 영양 상태 지표도 더 좋았다.

췌담도암과 간암 환자 109명을 수술 직후부터 퇴원 후까지 2개월간 면역과 체질량 지수 등을 측정했더니, 고소애를 먹은 환자군은 건강한 세포막의 상태를 나타내는 '위상각' 변화량이 2.4% 높았다.

면역세포 중 '자연살해세포'(NK cell)와 '세포독성 T 세포'(Cytotoxic T cell) 활성도가 고소애를 먹은 환자군에서 각각 16.9%·7.5% 늘었다.

환자들은 회복을 위해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식품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수술 후 소화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육질이 단단한 육류나 생선류를 충분히 먹기 어렵다. 조리를 위한 번거로움, 건강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산 섭취량이 함께 느는 것도 문제다.

농진청 관계자는 "가루로 된 고소애는 먹기도 간편하다"며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적은 양으로도 필요한 영양을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식품공전 등록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고소애가 환자의 근골격 형성, 면역력 개선 등에 효능이 밝혀진 만큼 환자식은 물론 건강기능성식품, 의약품 소재로도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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